김 인 호 서울시의회 의장 / “민생안정 이루고, 자치분권 강화 기틀 다지겠다”
김 인 호 서울시의회 의장 / “민생안정 이루고, 자치분권 강화 기틀 다지겠다”
  • 문명혜
  • 승인 2021.07.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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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10대 서울시의회 비전을 듣는다
김 인 호 서울시의회 의장
김 인 호 서울시의회 의장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금년 7월은 대한민국 청사에 기록될 뜻깊은 시즌이다.

30년 전 ‘지방자치 부활’이라는 역사의 새 장이 열린 것이다.

이 날을 기점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지방자치 물결이 스며들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나갔다.

크고 작은 모든 단위의 지방정부 수장과 의원들이 예외없이 주민들의 참정권에 의해 선출되는 지방선거 시스템이 공고화 되는 과정은 대한민국이 아시아 제일의 민주주의 국가의 위상을 갖게 되는 여정과 궤적이 일치한다.

본지는 지방자치 최전선에서 지역발전과 민주화를 이끌어 온 지방의회의 장형, 서울시의회 김인호 의장을 찾아 지방자치 30주년을 축하하고, 10대 후반기 서울시의회 현안을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과의 싸움으로 시작된 10대 후반기 서울시의회는 임기 반환점에 이르러 더욱 맹위를 떨치는 바이러스 때문에 김인호 의장(더불어민주당ㆍ동대문3)은 임기내내 코로나 극복 지상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방의회 부활 30주년 축하를 위해 찾은 태평로 시의회 의사당엔 무거운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백신접종이 한창 진행됐지만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탓이다.

김인호 의장은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구받는 시민들에게 미안해하며 동료의원들과 함께 코로나 극복에 힘써 내년 7월 닻을 올리는 11대 서울시의회가 탄탄대로를 걷기를 바라고 있다.

김인호 의장에게 1년 남은 10대 서울시의회 현안을 들어본다.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된 청소년의회교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인호 의장.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된 청소년의회교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인호 의장.

 

-작년 7월 10대 의회 후반기 의장직을 맡은지 벌써 1년이 됐다. 소감은.

“10년의 경험으로 더욱 큰 책임감을 갖고 시민들을 섬길 수 있게 돼 큰 영광이었고 부담도 큰 1년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빨리 끝나기를 바랬지만 또 다시 대유행이 찾아와 불안해 하는 시민들을 위해 방역과 민생지원에 더욱 힘을 내겠다.”

-금년 7월8일로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을 맞이한 것 축하드린다. 지방의회 맏형으로서 서울시의회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진 것 같은데, 서울시의회 수장이 그리는 지방의회 미래상은.

“지난 30년간 우리 민주주의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지방자치에 힘입은 것이고, 이 뜻깊은 시기에 서울시의회 일원으로 활동하는 게 자랑스럽다.

앞으로 지방의회는 인사권이 독립되고 의회지원 인력이 늘어나 의정활동의 격이 높아질 전망이고, <지방자치법 개정안> 통과 후 조례 재ㆍ개정의 문턱이 낮아져 의원들의 입법활동이 더욱 왕성해질 것이다.”

-3선의원인 의장님은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10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소회는.

“초선시절이었던 당시 오세훈 시장과 함께 한 시간은 일년 남짓 이었는데 이렇게 재회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당적과 정치철학이 다르지만 민생안정과 코로나 종식이라는 같은 목표가 있기에 시의회와 집행부는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수차례 만남과 소통으로 공감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당적이 다른 오세훈 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당인 서울시의회 간 갈등 때문에 시정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한데, 오세훈 시장과는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시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오 시장의 시정운영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고, 서울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후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나 세금이 낭비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견제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의회와 집행부가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 이어지고 있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존중하면서 소통을 계속해 나가겠다.”

-오 시장 취임후 지난 4월19일 ‘서울시의회-서울시’간 지방자치 구현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지방분권 2.0시대의 성공과 안착을 위해 서울시의회가 먼저 서울시에 제안해서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시민의 지방행정 참여 확대’,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 ‘서울시 자치경찰제 성공적 운영’ 등이 담겨있다.”

김인호 의장(우측 맨앞)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피해점검을 위해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김인호 의장(우측 맨앞)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피해점검을 위해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지난 3월 ‘시민의 삶을 바꾼 조례 30선’을 선정 발표했는데, 선정기준과 주요 내용을 소개해 주신다면.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을 앞두고 1948년부터 올 3월까지 제정된 805개 조례 중 시민의 삶에 가장 좋은 영향을 끼친 조례 30선을 선정했는데, 법 제정 이전이거나 전국 최초 등 ‘선도성’이 있거나 예산절감ㆍ경제효과 등 ‘효과성’, 역사적 변화나 시대상을 반영하는 ‘역사성’ 등이 주요 선정기준이었다.

대표적 조례는 <서울광장 조례>, <교통약자 이동편의 조례>, <무상급식 조례>, <미세먼지 조례> 등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한 조례들이 망라돼 있다.”

-지금까지 서울시민들에게 가장 파급효과가 컸던 입법사례와 10대 의회에서 발의된 조례 중 시민들에게 환영받은 입법사례는.

“조례 30선 중 지난 6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는데 시민이 뽑은 최고의 조례 1위는 <무상급식 조례>이고, 2위는 <미세먼지 조례>였다.

10대 의회에서 파급력이 큰 조례로는 <온마을 아이돌봄 지원조례>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지역사회보장 기능 강화 조례> 등 돌봄과 관련된 조례를 꼽을 수 있다.”

-작년 12월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서울시의회는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지방자치법 개정안> 통과로 자치분권 확대 기반이 만들어진 만큼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전문인력 도입’ 등 지방의회 오랜 숙원 해결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

새로운 기틀을 만들기 위해 인사혁신TF를 발족시켰고, 올 하반기부터 의회 내부조직도 정비해 나가겠다.”

-코로나19로 침체된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은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최대 과제인데, 서울시의회는 ‘민생살리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쏟고 있는지.

“코로나19 이후 서울시의회는 집행부에 민생안정을 위한 여러 정책을 제안하고 촉구해 왔다. 작년말 마지막 정례회에서 3000억원 규모의 재난관리기금을 확보한 것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재정지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이번 7월2일 마무리한 301회 정례회에서는 청년지원, 어린이집 급식 질 향상, 학교밖 청소년 지원 등이 담긴 서울시 첫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요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부동산 문제인데 집행부의 재건축ㆍ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정책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입장은.

“집값 안정을 위해 신규 주택공급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집행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기조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규제완화 기대감만으로도 집값이 폭등하고, 공청회나 전문가 자문ㆍ의회 의견수렴ㆍ시민참여 등 서울시 도시계획에 필수적인 민주적 절차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갖고 있다.”

-임기가 절반을 지났는데 의장 취임시 계획했던 목표가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져 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민들을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현장형 의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팬데믹의 엄중한 상황이 계속 돼 시민들과의 대면이 쉽지 않았다.

비대면 상황 타개를 위해 작년 10월 이후 두명의 대변인이 시민ㆍ언론과 소통하고 있고, 그동안 분기별로 선보였던 ‘서울의회보’는 타블로이드판 신문으로 시민들의 관심 현안을 담아 2주에 한번씩 발행하고 있다.”

김인호 의장(중앙)이 김기덕 부의장(좌측), 김정태 운영위원장(우측)과 서울시내 백신접종센터를 방문, 현황을 살피고 있다.
김인호 의장(중앙)이 김기덕 부의장(좌측), 김정태 운영위원장(우측)과 서울시내 백신접종센터를 방문, 현황을 살피고 있다.

 

-현재까지 10대 의회의 성과를 총평하신다면.

“10대 의회 최우선 과제는 전반기 ‘자치분권 강화’였고, 후반기 ‘코로나19 대응과 민생안정’이었다.

2019년 4월 110명 의원 전원이 <서울시의회 자정노력 결의안>을 채택해 서울시의회 청렴도를 높였고, 지방분권TF를 만들어 지속적인 노력을 펼친 결과, 작년 12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코로나 극복 부분은 민생안정을 위해 지난해 4차에 걸친 추경을 통과시켰고, 올해 본예산에도 1000억원 이상을 증액시켜 통과시켰다.”

-남은 임기, 의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지.

“최근 서울에서 최다 확진자가 나와 시민들께 송구한 마음으로 주시하면서 코로나 대응과 민생안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된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

특히 위기를 겪으면서 버티고 있는 시민들에게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위로를 드리고 싶은 목표를 갖고 있고, 내년 <지방자치법 개정안> 공포를 앞두고 자치분권 강화의 기틀을 다져 차기 11대 의회가 꽃길을 걷도록 준비해 나가겠다.”

-시민들과 동료의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민들께는 계속되는 코로나 팬데믹을 버텨내고 있는 데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의원들이 지역에서 안보인다고 너무 서운해하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의사당에서 집행부 감시와 입법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면 찾아 뵙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

동료의원들께는 비대면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민생이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해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앞으로도 코로나 극복에 계속 힘써 주시길 바란다.”

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

 

기자가 본 김인호 의장 1년 /삼리(의리, 도리, 순리) 지키는 ‘의원들의 민원해결사’

지난 7월8일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을 맞아 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김인호 의장(중앙)과 오세훈 서울시장(우측),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좌측)이 ‘타임캡슐 봉인식’을 갖고 있다.
지난 7월8일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을 맞아 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김인호 의장(중앙)과 오세훈 서울시장(우측),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좌측)이 ‘타임캡슐 봉인식’을 갖고 있다.

소년공에서 대학교수, 수도 서울시의회 의장까지. 독보적 스토리텔링을 가진 입지전적 인물, 김인호 의장은 2010년 7월 8대 서울시의회에 입성해 초선시절 재정경제위원장, 재선때 부의장을 거쳐 작년 7월 10대 후반기 서울시의회 수장에 올랐다.

임기가 시작된 날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었고 집행부 수장의 유고까지 겹친 엄혹한 시기여서 ‘위기극복’은 김인호 의장에게 맡겨진 소명이 됐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김 의장이 이룬 성과에는 아쉬움과 만족이 공존한다.

비대면이 ‘강제’되는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어 ‘현장’에 달려가고 싶은 의욕이 원천차단되는 상황을 김 의장은 크게 아쉬워 하고 있다.

김 의장은 서둘러 대안을 찾았다. 인프라가 갖춰진 SNS로 시민들의 민원을 접수해 지난 1년간 전반기 2년 동안 처리한 것보다 훨씬 많은 민원을 해결했고, 의장실을 면담실로 기능을 바꿔 수많은 민원인을 만나는 한편, 시장 유고 상황이 길어짐에 따라 때로는 시장 역할을 떠맡는 경우도 생겼다.

임기중 가장 영광스런 장면은 작년 12월 국회의사당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가결된 순간이었다.

자치분권 강화야말로 국력과 민주주의 신장의 요체로 믿고 있는 전국 모든 지방의회가 수십년간 줄기차게 요구해 온 비원인데, 김인호 의장 임기 5개월 후 이뤄졌으니 서울시의회에 ‘경사’가 난 것이다.

지난 4월7일 보궐선거로 10년만에 집행부 수장으로 복귀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재회는 다시 보기 힘든 진귀한 모습이었는데 김인호 의장은 10년 전에도 의사당을 지켰던 의회내 13인 중 한사람이다.

오 시장이 복귀하면 집행부와 의회간 큰 싸움이 벌어져 서울시정이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파열음’이 나지 않는 것은 김인호 의장을 비롯한 의회지도부가 집행부 존중을 베이스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료 의원들을 이끄는 의회 수장으로서 김 의장의 리더십은 ‘퍼주는 장사꾼’에 비유할 수 있다. 의원들의 모든 민원을 들어주는 ‘의원 민원 해결사’라는 말로 김인호 의장의 리더십을 정리할 수 있다.

김인호 의장의 오랜 좌우명은 의리를 지키고, 도리를 다하며, 순리를 따르는 ‘삼리에 산다’로, 김 의장은 자신의 신념을 천만 시민을 위해 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인호 의장의 향후 활동계획은 명료하다. 작년 연말에 통과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후속작업을 정비해 자치분권을 더욱 더 단단한 반석위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을 기념하는 이유는 ‘이립’ 이후 지방자치 발전이 가속화되기를 바라는 것인데, 김인호 의장은 남은 임기동안 그 일을 해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문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