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살 창훈이 ‘듣고 말하는’ 기쁨 선물
열두살 창훈이 ‘듣고 말하는’ 기쁨 선물
  • 시정일보
  • 승인 2004.04.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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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논현동 송문규씨 새 인공와우 수술비 지원 농아어린이 새 삶 열어줘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12살 어린이 창훈이는(대진초·5년) 농아인 부모 슬하에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로 태어났다.
창훈이는 지난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인공와우’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인공와우’ 수술이란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리를 전기적인 자극으로 변환하여 청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전극을 달팽이관에 삽입하는 수술로 창훈이에게는 비록 일반인처럼은 아니지만 소리를 듣고 말도 배울 수 있는 참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당시 수술 받은 ‘인공와우’는 박스형이라 무거운 박스(외부장치)를 목에 걸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고 싶은 창훈이에게는 거추장스럽고 창피하기까지 한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본인들과는 달리 창훈이가 열심히 말을 듣고 배워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길 기대했던 창훈군의 부모님들에게는 여간 실망스럽고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창훈이에게 간편하고 표시나지 않는 귀걸이형 ‘인공와우’로 교체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정부지원금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 부부에게는 꿈만 같던 일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강남구(구청장:권문용)에서는 창훈이를 도와 줄 후원자를 찾아 나섰다.
드디어 논현동에 사는 주민(송문규)의 도움으로 오는 4월 17일(금)에 그렇게도 바라던 귀걸이형 ‘인공와우’로 바꾸는 시술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 부모님 몰래 ‘인공와우’를 빼고, 하지 않겠다고 떼를 써서 이들 부부를 안타깝게 하던 창훈이도 “엄마, 아빠 이제부터는 말공부 열심히 할께요.” 라며 환하게 웃는다.
구의 관계자는 “앞으로 창훈이가 자유롭게 듣고 말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꾸준한 지도와 훈련이 필요하다”며 청각장애인 전문복지관인 청음회관(강남구 역삼동 681-50)에서 일주일에 두차례씩 청력 및 언어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에게 선뜻 온정을 베푼 송씨도 창훈이와 자주 만나 대화하며 창훈이가 학교생활도 언어훈련도 잘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 주위를 더욱 흐뭇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