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교회와 자치구, 문제는 ‘청년’이다
기자수첩 / 교회와 자치구, 문제는 ‘청년’이다
  • 김응구
  • 승인 2021.09.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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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구 기자 sijung1988@naver.com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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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김응구 기자] 우리나라 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령 신도 증가와 청년 신도 감소다. 그중 젊은이들의 이탈은 교회 입장에선 꽤 아프다. 개신교는 불교와 정서가 다르다. 개신교가 동적(動的)이라면 불교는 정적(靜的)이다. 불교는 나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치고 또 그렇게 믿는다. 그래서 수행에 많은 공을 들인다. 그러니 항상 조용하다. 교회는 그렇지 않다. 소통 과정은 늘 시끌벅적하다. 구원은 나 혼자가 아니라 같이 받는 것이니, 서로 역할을 맡아가며 교회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린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중장년이 아무리 애를 써도 청년들의 아이디어, 추진력, 생동감, 전파력, 동참의식은 결코 따라갈 수 없다. 이런 청년들이 빠져나간 교회는 30년, 50년 역사여도 앞으로의 3년, 5년을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청년들의 존재는 교회의 흥망과 관계 깊다.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청년들이 많아야 그 도시는 활기차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또 다른 청년들을 불러오고, 새로운 일거리가 생겨나며, 덩달아 지역경제를 살린다. 결국엔 주거 인구와 경제 인구의 증가로 이어진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지자체들은 저마다 청년들을 끌어안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각종 창업정책을 쏟아내며 그들의 관심을 끌고, 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창업교육을 하고, 창업 준비를 도와주며, 창업공간을 빌려준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펼쳐 보이는 이 프로그램들이 대개 대동소이하다. 더구나 기회의 시간이 짧다. 창업이란 단발성이 아닌 긴 호흡의 준비가 절대적인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몇몇 지자체가 선보인 소셜벤처 사업은 눈에 띈다. 소셜벤처는 간단히 말해 사회적기업과 벤처기업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회사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혁신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이윤도 추구한다. 청년들은 이 사업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어 한다.

몇몇 지자체는 청년들에게 이 판을 대놓고 깔아준다. 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갖고 오라는 식이다. 성동구는 수십 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창업 초기의 회사가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민간기업과 협력해 자본, 공간,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관악구는 지난해 서울대의 우수 인재들을 바탕으로 창업밸리를 조성하고자 수백 억원에 이르는 창업지원펀드를 만들었다.

젊은 창업가들의 눈과 발은 성동구와 관악구로 향한다. 신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셜벤처의 성장은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모인다는 뜻이다. 지자체로선 최고의 성과다.

소셜벤처 같은 혁신적인 청년 창업정책이 다른 자치구, 지자체에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이것이 진짜도움이다. '우리도 이걸 한다'가 아니라 '우리는 이걸 한다'가 필요하다. 그래야 청년들에게 신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