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남북관계 대화 의지 필요하다
사설 / 남북관계 대화 의지 필요하다
  • 시정일보
  • 승인 2021.09.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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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현안이 무엇인가 질문하면, 남북문제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남북에 청신호가 켜지는가 싶으면 늘 돌발 변수가 앞을 막았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며 뭔가 새로운 남북의 빛이 보이는가 싶었다. 하지만 늘 그 자리가 그 자리인 남북의 관계다.

지난 21일(미국시간) 제76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국내의 일부 전문가와 정치권에서는 정권 말기에 무슨 연설이 그러느냐고 손사래를 쳤다.

북한에 대한 기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터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화답하면서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외에서 커지고 있다.

북한의 상당한 실세로 보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으로, 대남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연속 담화에 주목이 간다.

김 부부장은 24일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불과 하루 뒤인 25일 담화에서는 종전선언은 물론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종전선언 논의를 마중물 삼아 대화 재개를 통한 교착상태 해소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남한의 지도자가 무슨 말을 하면 늘 어깃장이었다. 그것도 유엔이라는 경쟁의 장소다.

이렇게 의견이 늘 엇갈리기 일쑤이던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번처럼맞장구가 쳐진 국면은 흔치 않았다. 남과 북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논의를 진전시켜 종전선언과 평화정착이라는 진일보한 상황으로 나아가자는 뜻이다.

김 부부장은 첫날상호 존중적대시 정책과 불공평한 이중기준 철회등의 조건을 내걸었고, 이튿날 담화에서도 유사한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조건과 동시에북과 남이 서로를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라고 발언한 대목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조건에 소득 없이 매달리기보다는 신속한 대화 의지가 더 강하다고 읽힌다.

하지만 무엇인가 우리에겐 가시처럼 걸리는 것이 있다. 남북연락사무소를 대책 없이 감정적으로 폭파를 했다. 그것을 바라보는 남한의 시선은 괘씸하고 어이가 없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 같은 감정의 고리를 정리하지 않고 무턱대고 대화를 한다는 것이 남한의 입장에 무리가 있다.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다. 비핵화를 위해서 정리를 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현안이다. 우리가 예기치 못한 북한의 위험한 핵을 껴안고 살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라도 비핵화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 핵심적인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 트집과 설전으로 낭비하는 것보다 담화를 스스로 존중하며 나아갈 필요성이 있다.

핵을 생각하면 체면보다 항구적 평화가 우선이다. 남북의 협력을 통한 경제 회복도 현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8개월여 남았다. 미중러의 긴밀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해볼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