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대선에 가려진 지방선거
기자수첩 / 대선에 가려진 지방선거
  • 문명혜
  • 승인 2021.10.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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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혜 기자 / myong5114@daum.net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지방선거 바람이 불지 않는다.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 차기 지방권력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수많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며 열기가 올라가곤 했는데 이번엔 그런 열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최대의 정치행사인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 ‘흥행’을 가로막고 있는 탓이다.

내년 3월 이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최고 권력을 뽑는 대선에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집중하고 있고, 국민들의 관심도 그와 같으니 지방선거는 아예 뒷전에 밀리고 있다.

5년마다 치러지는 대선과 4년마다 열리는 지방선거는 20년에 한번씩 7개월차로 접근하곤 했는데, 4년 전 있었던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두 선거가 3개월 이내로 붙게 된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과거 대선 7개월 후 치러진 지방선거는 대선 승리를 거둔 세력이 주도권을 차지했고, 이 경험칙을 굳게 믿고 있는 정치권은 시간적으로 더욱 근접해 있는 내년 대선에 더욱 힘을 집중해야 하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팬데믹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점도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는 예비 후보자들을 멈칫하게 하는 요소다.

시민들은 힘들어 하는데,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활발한 정치 활동이 자칫 ‘염장지르기’로 비춰질 수 있어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들이 조심스러운 처신을 해야 하는 이유다.

열거한 조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는 역대 선거 중 가장 무관심 속에 치러질 가능성이 있지만 반전 요소도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현 집권당은 전국 지방권력의 8할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 승리를 가져갔고, 서울의 경우 시장은 물론 자치구청장 25곳 중 24곳을 차지하는 ‘완전승리’를 거뒀지만, 이번엔 다른 표심이 감지되고 있다.

금년 4월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제1야당 후보가 적지 않은 표차로 승리함으로써 내년 지방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나마나한 싱거운 승부보다는 승패를 점칠 수 없는 승부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게 당연한 이치이고, 종합해 보면 내년 3월 대선이 끝난 직후 지방선거 열기가 올라 빠르게 비등점에 다다를 것이라는 예상을 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