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중림동 ‘우동소’, 무법운전 라이더들에 ‘철퇴’
중구 중림동 ‘우동소’, 무법운전 라이더들에 ‘철퇴’
  • 이승열
  • 승인 2021.10.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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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지킴이가 영상 촬영해 신고… 주민안전 위협하는 무단주행 줄여
중림동 우리동네관리사무소 등굣길지킴이들이 오토바이 무단주행을 단속하는 모습.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음식 주문이 늘면서, 이를 배달하는 라이더들의 난폭운전에 따른 주민 불편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중구 중림동에서 라이더들의 난폭운전을 효과적으로 줄여 눈길을 모은다. 

중림동 우리동네관리사무소(우동소)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던 배달 오토바이들의 무단주행을 뿌리 뽑기 위해, 지난 7월 중순부터 등굣길지킴이를 활용한 단속을 실시, 석 달간 무단주행을 대폭 감소시켰다.

충정로역 5∼6번 출구 앞과 만리재로 한라비발디아파트 상가 앞 보도는 건너편 차선에서 오려면 한참을 돌아와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오토바이들이 중앙선을 침범해 인도로 주행하거나 보행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이용한 무단주행을 일삼아 주민안전에 위험 요소가 되고 있었다.

이에 중림동과 구청 차원에서 머리를 맞댔지만 어려움이 만만치 않았다. 오토바이 단속은 교통경찰이 직접 단속하거나 시민들의 신고가 있어야만 적발할 수 있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서에서 운영하는 무인단속 카메라가 전면 번호판 인식만 가능한 탓에 번호판이 뒤에 장착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는 무인단속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신호 위반이나 과속 운전을 계속해서 자행하고 있었다. 오토바이 번호판 크기가 작아 번호 식별도 어려웠다. 

이에 중림동 우동소는 우선 남대문경찰서와 함께 오토바이 인도 무단주행, 역주행 금지 현수막을 걸었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기 위해 ‘단속 예정’ 등의 문구도 삽입했다.

또한, 초등학교 앞에서 안전한 등굣길지킴이 역할을 하는 우동소 봉래꿈나무지킴이 4명을 2인 1조로 충정로역 5번 출구 앞과 한라비발디 상가 앞 보도에 매일 11시부터 정오까지 배치해, 무단 주행이나 역주행을 일삼는 오토바이들의 행태를 촬영하도록 했다.

이렇게 촬영한 영상은 ‘경찰청 스마트 국민제보’나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바로 신고한다. 신호위반시 과태료는 5만원이다. 7월부터 9월까지 신고한 건수만 150건에 달했다.

그러자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라이더들이 몸을 움츠리기 시작했다. 라이더가 지킴이를 보고는 오토바이에서 내려 횡단보도에서 오토바이를 끌고 가는 일도 있어났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주관한 이형춘 우동소 현장지원팀장은 “저도 현장에 자주 나가보는데 초반에는 1시간 동안 10건의 위반이 있었다면 지금은 1~2건에 불과할 정도로 배달 라이더들의 불법주행이 많이 줄었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충정로역 주변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점심시간 전후로 굉음을 내며 인도를 가로지르는 배달 오토바이들이 많았는데 확실히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동소의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지킴이들이 활동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아직도 배달 오토바이들의 무단주행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림동 우동소는 지킴이뿐 아니라 코디들도 투입해 활동 시간을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다.

서양호 구청장은 “우동소는 일반 주택에서의 민원을 해결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주민에게 불편을 주는 사항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가 아파트에 버금가는 주민 편의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