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비호감 대선’에 대한 유권자의 탄식
기자수첩 / ‘비호감 대선’에 대한 유권자의 탄식
  • 정칠석
  • 승인 2021.10.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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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석 기자 chsch7@daum.net
정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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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는가 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경선도 이제 종반전으로 접어들며 후보선출이 임박해 있을 뿐만 아니라 정의당은 일찌감치 심상정 후보를 선출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선언 준비와 김동연 전 부총리의 창당 발기인 대회 등 각 당과 제3지대까지 본격적인 대선전이 전개되고 있다.

여야를 비롯 제3지대까지 대선판의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지만 후보들의 비호감도는 진영을 가릴 것 없이 매우 높은 선에 고착돼 있다는 느낌이다. 특히 대선주자 톱 3의 언행과 자질이 미덥지 못하다 보니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들의 비호감도가 호감도의 두 배 안팎에 이르는 등 역대급으로 나타나며 유권자들은 ‘찍을 후보가 없다’는 탄식이 깊어지고 있다는 데 대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한국갤럽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호감 대 비호감이 32% 대 60%,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31% 대 59%, 윤석열 전 총장은 28% 대 62%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역대 대선에서 선두권 후보들의 호감도가 대체로 50% 내외에 근접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과거 대선과 달리 50%에도 이르지 못하는 후보가 선두 주자로 나서게 된 배경은 갈라치기 통치술이 부추겨온 정치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통상적으로 선거가 임박해질수록 무당층과 중도층의 표심이 드러나며 후보의 호감도가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역대 선거와는 달리 이번 대선은 전혀 다른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면서 ‘적합한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덜 싫은가’로 판단해야만 하는 ‘비호감 대선’이란 황당한 풍경이 이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이번 대선은 어쩜 혐오의 진흙탕 경쟁장으로 변질돼 가장 적합한 후보보다 덜 싫은 후보를 뽑아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빈약한 지지율로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지는 무기력한 상황이 벌어질 개연성이 크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후보들은 이제부터라도 막말과 실언, 네거티브를 접고 현 정부 내내 국민의 최대 관심사로 경제관을 바꿔놓을 만큼 논란거리가 됐던 부동산 문제 해결 등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과 어젠다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국가 최고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라면 극단화된 정치 지형에 편승해 표만 얻으면 된다는 얄팍한 계산보다는 분열된 국가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진정 국민을 위한 국가비전으로 승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