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런 지도자를 꿈꾼다
우리는 이런 지도자를 꿈꾼다
  • 시정일보
  • 승인 2007.07.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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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廷根 기자 /jkseo@sijung.co.kr


12년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3일간의 공식방문을 위해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만델라 대통령의 방한은 두 나라간의 거리를 좁히며 상호관계를 발전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민주화 투쟁의 화신인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지난 18일로 89세를 맞았다. 소수 백인의 인종차별 정책을 종식시키기 위한 투쟁으로 27년이나 투옥됐지만, 그는 끝내 승리하며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지도자가 됐다. 1990년 감옥에서 출소한 만델라는 당시 데 클레로크 남아공 대통령과 제헌교섭을 벌여 전 인종이 참가하는 선거권도 따냈다. 이로 인해 만델라와 데 클레로크는 1993년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하기도 했다.
23일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이 늙은 흑인 지도자의 정열 넘치는 모습을 봤다.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요하네스버그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강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며, 27년이란 세월을 감옥 속에서 보내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 배알도 없는 인자함을 보인 지도자를 봤다. 객석에 자리한 내빈들을 비롯한 청중들은 일제히 기립해 ‘Happy Birthday’을 부르며 그의 89성상을 축하했고, 앞서 19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는 그의 생일을 기리는 축구경기도 열었다.
이렇듯 세계는 인구 절반이 전기와 수도없이 지내는 가난한 나라의 지도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342년간 계속된 흑ㆍ백 갈등의 증오와 투쟁의 역사를 복수가 아닌 평화의 연장선상으로 인도한 그를 존경해서다. 민선 자치단체 출범 후 대한민국에도 민주주의가 싹트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긴 세월 과연 우리에게도 만델라와 같은 지도자가 있었는지, 당한만큼 되갚기보다는 상생의 평화와 화해, 결연한 용기와 의지를 보여준 지도자가 있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몇 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이 주민소환제의 타깃이 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23일 하남시장 등은 주민소환제가 실질적으로 시행된 지난 1일 이후 첫 번째 희생양이라는 멍에를 안았다. 국책사업에 대한 정당성과 제도남용을 주장하지만 ‘지도자로의 소양 및 자질부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남아공월드컵이 열리는 2010년이면 넬슨 만델라는 92세가 된다. 그때까지 살아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는 오늘도 조국 남아공을 위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강한자에게는 절대 굴하지 않고 약한 사람에게 한없이 관대한 넬슨 만델라. 우리는 이런 지도자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