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평상의 이치 실천 않으면 큰 혼란 부를 수 있어
시청앞 / 평상의 이치 실천 않으면 큰 혼란 부를 수 있어
  • 정칠석
  • 승인 2021.11.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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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子曰(자왈) 道其不行矣夫(도기불행의부)인저. 我知之矣(아지지의)로다. 知者過之(지자과지)하며 愚者不及也(우자불급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하기를 도가 진정 행해지지 않는구나. 지혜로운 자는 지나치며 어리석은 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의미이다.

道(도)는 性(성)을 따르는 것이다. 또한 中庸(중용)의 道(도)이다. 중용은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중용의 용에 이미 平常(평상)의 뜻이 있듯이 중용은 무슨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 있는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시면서 그 맛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드문 것과 같이 중용의 도를 깨우치고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어 도가 행해지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공자는 앞에서 중용의 도를 제대로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게 된 지가 오래임을 탄식했고 여기서도 중용의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했다. 또한 論語(논어)에도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한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 잘난 자는 너무 지나치고 못난 자는 너무 모자라서 중용을 실천하지 못해 혼란으로 치닫는 세상을 탄식했다. 즉 우리가 늘 마주치고 처리하는 일상의 만사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혜로운 자는 너무 지혜를 믿고 추구하는 까닭에 그저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서 중용을 찾으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은 너무 쉽고 단조로운 것이라고 생각해 마냥 이론적으로만 중용을 따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사고와 이론에 치우친 나머지 현상과 실천을 등한시 여기는 지식인의 폐단을 많이 본다. 중용의 도가 행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작금에 들어 대검 감찰부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의혹 조사를 명목으로 전·현직 대검 대변인들이 언론 소통용으로 써온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압수했다는 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윤 후보가 총장 시절 때 검찰 대변인들이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및 ‘장모 대응 문건’ 의혹에 개입했는지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과 법무부는 편향수사를 지적하는 민원과 진정에 따른 감찰이라고 하고 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에 맞춰 대대적 감찰에 착수한 건 석연치 않다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정보 추출 때 전화기 사용자들이 참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절차적 위법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공직 감찰을 핑계로 사용자 동의나 영장 없이 벌이는 휴대전화 압수와 포렌식은 탈법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이 공용 휴대전화엔 수많은 법조출입 기자와 한 통화 내역이 담겨 있을 개연성이 많아 언론 자유 침해의 소지 또한 다분하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이나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라 할 수 있다. 검찰이나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큰 혼란을 부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