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골드 마켓, 금은 보물이다
기고/ 골드 마켓, 금은 보물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21.12.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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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 전 제일은행 본부장
조문환
조문환

[시정일보] 금은 보물이다. 금은 파괴 불가능한 물질로 신뢰도가 높은 귀금속이다. 수천 년 동안 희귀성, 아름다움, 독특한 가치, 불변하는 성질, 보관의 용이성이 바로 매력 그 자체이다. 수많은 왕조와 국가들의 흥망성쇠가 거듭되었을지라도 금은 국경 없는 통화로서 소멸되지 않고 통용되어왔다. 금은 전쟁, 내란, 천재지변, 비상사태에도 유동성이 양호한 준비자산이다. 또한 금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상품이기에 매우 중요한 투자자산이기도 하다.

금은 강한 투자매력을 지니고 있다. 금은 개인에게나 국가에게나 중요하고 안전한 자산으로 투자되어왔다. 금은 국제통화체제에서 외화준비 자산으로서 가치가 높았고, 경기변동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독특한 자산으로 평가되고 인정받아 왔다. 그래서 금은 귀금속이지만 동시에 통화 즉 화폐이다.

국제통화체제에서 1945년 IMF협정이후 금의 위치는 금속으로 변했을지라도 금본위제도는 아직도 살아있다. 모든 국가의 외환보유고는 금, 특별인출권, IMF포지션, 외환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0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431억불이고 그중 중앙은행 보유 금 50억불, 특별인출권 34억불, IMF포지션 48억불, 외환이 4,301억불이다. 1955년 8월 우리나라는 IMF(국제통화기금)에 가입하였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전에 미국연방은행에 소개(疏開)되어 예치되었던 약 9톤의 금으로 출자지분을 납부하고 가입하였다. 또한 모든 EU국가는 유럽중앙은행(ECB)에 15% 상당의 금을 지급준비금으로 예치하여야만 유로(EURO)화를 받아올 수 있다. 따라서 국제통화제도에서 금본위제도는 아직도 살아있다.

금은 황금빛 광택이 나는 귀금속으로 황금이라고도 한다. 금은 구리 다음으로 인간이 사용한 금속이다. 금에 관하여는 구약성서 창세기에도 언급되어 있으며, BC 6,000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하였고, BC 3,000년경 이집트의 파라오(왕)의 금 장식품, 메소포타미아의 황금투구 등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잉카문명과 에게 문명에서도 금을 중요시하였고, 그리스인이 처음으로 금을 화폐로 사용하였으며, 이를 로마인이 이어받았고, 고대 인도경전에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하여 숭배되기도 하였다.

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중세에 와서 연금술을 발달시켰고 당시 사상과 철학에도 영향을 주었다. 또한 마르코 폴로의 모험이나 콜럼버스의 항해도 동양에 금을 구하려는 것이 첫째 목적 이였다. 16세기 중남미 침략이나, 19세기 북아메리카의 골드러시(gold rush), 아프리카 및 호주 탐험도 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금이 화폐로 사용된 효시는 1252년 주조된 피렌체의 플로린(Florin) 금화이다. 영국이 1816년 금본위제도를 채택한 이후 많은 나라에서 본을 받았다. 당시 영국의 공업생산력은 세계적으로 우월하였고 전 세계에 걸쳐 식민지를 통한 국제무역에서 지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영국의 영향을 받게 되어 이 제도를 채택하게 되었으므로 국제통화제도로서 성격을 띠게 되었다. 영국의 금본위제도는 금을 본위화폐로 하며 금의 자유주조, 자유용해, 자유수출입, 자유태환을 인정하는 국제적 화폐제도가 되었다.

화폐의 역사를 보면, 상호 재화의 가치를 비교하여 교환하는 물물교환, 물품의 가치를 기준으로 정하는 물품화폐, 금은을 기준으로 가치를 정하는 본위화폐, 발행된 지폐를 금으로 바꿀 수 있는 태환지폐, 가치를 보장하고 구매력을 갖는 정부지폐, 달러를 기준으로 교환하는 달러본위화폐의 형태로 변천하게 되었다.

금에는 두 가지 분야가 있다. 국부로 보유하고 있는 정부분야와 개인이 퇴장(退藏)하거나 상품투자하고 있는 민간분야이다. 우리나라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현재 104.4톤이다. 그러나 한국은행 지하실에는 금이 거의 없다.

금은 영국, 스위스, 미연방은행에 보관되어 있다. 금을 보관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은 따로 정해져 있다. 금은 무겁기 때문에 금고 속에서 선을 그려 넣고 조금만 움직이면 소유자가 바꾸여진다. 금 1톤의 크기는 가로 세로 높이 37.27cm이다. 책상위의 구형 프린터 크기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금의 비중은 물보다 19.3배나 높기 때문에 무겁다.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 104.4톤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2021년 9월 현재 세계중앙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금은 35,582톤이다. 미국 8,133톤, EURO 국가 10,770톤, IMF 2,814톤, 중국 1,948톤, 일본 846톤, 타이완 424톤 등으로 우리나라 순위는 36위이고 외환보유고 대비 금의 비율은 매우 낮은1.3%이다. 그것도 2010년까지 14톤, 0.1%에서 2011-13년 사이 90톤을 매입하였기 때문에 많이 개선되었다. 1온스(31.1gm)당 금값은 2000년 288.10불에서 금년 12월 현재 1,805.75로 630%가 올랐다.

민간분야의 금은 복잡하다. 정부는 금거래 양성화 계획에 따라 2014년 3월 공식기관인 한국거래소(KRX)의 일반상품시장에 KRX금시장을 개설하였다. KRX 금시장은 금 현물시장이고, 현재 11개 증권회사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금에 관하여 적격생산업체, 적격수입업체, 적격유통업체, 품질인증 등 운영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퇴장금(退藏金)과 상품투자금은 약 500톤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아쉽게도 정부는 2010년 금거래소를 개설하지 못하므로 일반유통업체가 “한국금거래소” 명칭을 사용하게 되어 순도, 품질인증, 교환, 공식기관 명칭착각 등 공정한 소매거래에 종종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안타깝다.

금에 관련하여 세계적으로 놀라운 애국운동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으로 227톤을 모았고, 그중 224톤을 수출하여 22억 달러의 외채를 갚았으며, 나머지 3톤은 중앙은행이 매입하였다. 금은 화폐이며, 국제통화제도이고, 준비금이며, 투자 상품이고, 귀금속이자, 매력 있는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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