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 휩쓴 ‘도봉가족센터’…진심과 노력의 합작품
주요 상 휩쓴 ‘도봉가족센터’…진심과 노력의 합작품
  • 김응구
  • 승인 2022.01.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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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블루 가족갈등 심화, 부부상담 적극 대응
지난해 서울시, 여가부, 서울교육감상 등 휩쓸어
 도봉구가족센터는 상근 직원만 33명이다. 아이돌보미, 방문교육지도사까지 합치면 200명을 훌쩍 넘긴다. 모처럼 센터 직원들이 한데 모여 활짝 웃고 있다. 윗줄 가운데 검정색 옷이 강진아 센터장이다.
 도봉구가족센터는 상근 직원만 33명이다. 아이돌보미, 방문교육지도사까지 합치면 200명을 훌쩍 넘긴다. 모처럼 센터 직원들이 한데 모여 활짝 웃고 있다. 윗줄 가운데 검정색 옷이 강진아 센터장이다.

 

코로나블루 가족갈등 심화, 부부상담 적극 대응

지난해 서울시, 여가부, 서울교육감상 등 휩쓸어

공신력 있는 전문상담사 포진, 상담의 질 차별화

‘작은가게 부부 마음지킴이’ 소상공인 위로 호평

 

한 나라도 결국 하나의 가정(家庭)에서 시작한다. 가정이 모여 사회가 되고, 그 사회가 모여 나라가 된다. 결국, 가정이 건강하면 그 나라는 튼튼하다.

물론, 희망 섞인 가정(假定)이다. 실은 우리 주변엔 생각보다 아픈 가정이 많다. 부모 자식 문제, 부부 문제, 갈등을 넘어 폭력 끝에 무너지는 가정도 셀 수 없다. 설상가상, 신종 감염병 탓에 집 생활이 느는 만큼 다툼과 가정폭력의 수도 는다.

이 같은 가족 구성원의 불화(不和)를 해결하고자 서울의 경우 자치구마다 가족센터를 한 곳씩 두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247곳에 이른다. 저마다의 목표는 같고 교육·활동 프로그램도 비슷하다. 하지만 나름의 특화사업이 있고 접근법이 다르며 업무능력도 차이 난다. 그런 점에서 도봉구가족센터(센터장 강진아)는 확실히 발군이다. 지난 한 해 굵직한 상만 다섯 차례 받았다. 물론, 수상(受賞)이 모든 걸 말해주진 않는다. 하지만 판단 대상의 능력을 가늠하는 최소한의 기준임은 분명하다.

도봉구가족센터는 2006년 처음 문을 열었다. 2009년부터는 덕성여자대학교가 도봉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하는 일이 적지 않다. 가족의 모든 갈등과 문제를 예방·치유하기 위한 상담·돌봄·사례관리·교육을 담당한다. 여기에 다문화가족 지원사업까지 더해진다. 사업의 중심이 가족이니 구성원들의 관계에 집중하고, 엇갈린 것이 있으면 이를 바로 잡아주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또 짜낸다.

지난해 9월에는 강진아(姜珍娥·50) 센터장이 3대 센터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결혼과 가족치료학 박사(博士)다. 법원이 위촉한 가사·양육 상담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관련 이력(履歷)은 더 말해 무엇할까. 도봉구가족센터에는 강 센터장처럼 공신력 있는 전문 상담사가 많이 포진돼 있다. 그러니 분야별 상담의 질이 높을 수밖에 없다.

“상근(常勤) 센터장인 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하려 해요. 직원들이 잘 따라주고 무척 열심이어서 저부터 신나게 일하고 있어요.”(웃음)

우연인지 실력인지 그가 오고 나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앞서 밝혔듯이 수상이 잇따른다. 전문 지식, 올바른 판단, 통찰능력, 전달력, 과감한 추진에 따른 결과이니 칭찬받아 마땅하다.

도봉구가족센터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가족사업 우수사례 선정’에서 가족상담지원사업과 서울가족학교 두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11월에는 ‘2021 서울가족사업 공모전’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동시에 받았다. 소상공인 가족관계 증진을 위한 맞춤형 방문프로그램 ‘작은가게 가족들의 마음 지킴이’(대상)와 다문화가족의 반폭력·반차별을 위한 통합 프로그램 ‘차별에 반하다’(우수상)가 호평받았다. 11월에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여성가족부)으로부터 ‘이혼전후상담 우수기관’으로도 인증받았다. 도봉구가족센터는 전국 247곳 중 상위 5곳에 들어 인센티브까지 받았다. 6월에는 여성가족부로부터 우수기관으로 인정받아 여가부장관상을 받았다. 그밖에 서울시교육감이 주최하는 ‘교육복지우선사업 선정기관 우수기관상’까지 수상했다.

도봉구가족센터의 진심과 사업은 상(賞)들에 그대로 투영돼있다. 대표적인 게 ‘작은가게 가족들의 마음지킴이’와 ‘차별에 반하다’이다. 특히, 마음지킴이 사업은 일상의 발견이 곧 사업으로 이어진 경우다. 강 센터장과 직원들은 종종 들르는 센터 근처 단골음식점 부부 이야기에 주목했다. 잦은 다툼에 한 명만 일하는 날이 다반사. 장사도 안 되는데 부부의 호흡마저 어긋나면 큰일이겠다 싶었다.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이 사실 경제적인 부분에 집중돼 있잖아요. 그것도 좋지만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부부의 관계가 흐트러지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그래서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지원해주는 건 어떨까 싶었어요.”

강 센터장은 이후 문제가 있는 작은 가게들을 찾아 센터 상담사나 사회복지사가 직접 방문토록 했다. 서로의 의사소통을 체크하고, 객관적인 모니터링도 진행했다. 한 마디로 ‘찾아가는 상담’인 셈이다.

“그들의 갈등, 자녀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을 파악해 그에 따른 지원책을 연결해요. 때에 따라선 퀴즈도 내죠. 아내나 남편의 장점을 다섯 가지만 써보라고 권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몰랐던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해요.”

마음지킴이는 도봉구가족센터만의 특화사업이다. 기존의 가족 사업에 소상공인의 어려움까지 잘 녹여냈다. 좋은 모델이다.

‘차별에 반하다’ 역시 의미 있는 사업이다. 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겪고 느낀 감정의 고통을 글로 쓰고, 자조(自助)모임으로 서로 치유 받고 치유해주는 시간이다. 2020년 11월엔 이 글들을 모아 ‘한 걸음씩 다가오는 우리 이야기’라는 사례집을 펴내기도 했다. 말과 글은 자연스럽게 몸짓으로 이어져, 이주여성들을 주축으로 한 연극으로까지 번졌다.

서울시의 ‘가족사업 우수사례 선정’에서 받은 우수상 두 가지는 도봉구가족센터의 가장 기본적인 사업을 잘 해냈다고 칭찬한 것과 다름없다. 그만큼 기본과 원칙에 충실했다는 말이다.

가족상담지원은 부부 상담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갈등의 이슈인 양육, 이혼, 임신 등을 주제로 한다. 신청 부부에겐 전문 상담사가 하루 한 시간씩 6~10차례에 걸쳐 집중 상담한다.

서울가족학교는 생애주기별 상담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신혼기 부부, 영아기 아이를 둔 부부, 청소년을 둔 부모, 온 가족, 이렇게 대상과 시기를 세분화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센터는 이 사업을 두고 ‘서울가족학교 도봉캠퍼스’라는 멋진 이름도 지었다.

“지난 한 해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제가 오고 나서 첫해라 직원들이 고생 많이 했죠. 코로나19 2년째여서 환경도 많이 변했고, 그 변화에 맞추려는 노력이 더 힘들었어요. 그런 과정들을 겪으면서도 성과를 하나둘 낸 건 우리 센터가 잘 안착(安着)하고 있는 걸 보여주는 듯해요.”

그는 고생이라 했지만 보람으로 들렸다. 안착이라고 했지만 도약으로 풀이했다. 도봉구가족센터가 믿음직한 이유다.

김응구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