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이 노년에게 묻다
기고/ 청년이 노년에게 묻다
  • 서정규 내부통제연구소 대표
  • 승인 2022.01.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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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규 내부통제연구소 대표, CIA
서정규
서정규 대표

[시정일보] 임인년이 밝았으나 청년의 기상이 밝지를 못하다. 그에게 기개(氣槪)가 있는지를 물어볼 수가 없다. 헬조선에서 삼포세대(三抛世代)와 다포세대(多抛世代)를 거쳐서 영끌세대에까지 와 있는 그에게 무얼 물어본다는 말인가? 이게 그의 운명이라 노년(老年)인 우리는 책임 없다고 말하면서 그냥 넘겨도 될까?

의식주는 인간 삶의 바탕이다. 이 중 옷과 음식은 살아가면서 마련하여 입고 먹을 수가 있다. 그러나 집은 그럴 수가 없다. 부모님 곁을 떠나 결혼을 하면 살아갈 집을 마련하여야 한다. 우선 사글세나 전세로 시작하고, 살아가면서 형편을 보아 저축과 빚을 얻어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사람 사는 길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떠한가? 서울의 집과 대도시의 집이 최근 5년 동안에 억하며 오른다. 매맷값과 전세를 가리지 않는다. 고약한 경우는 고리(高利)로 환산한 월세로 나타난다. 한치 두 치도 셈하지 못하는 정권이 집값 잡는 답이시고 세금을 올려대니 그만큼 계산해서 올린다. 지난해는 도레미 음계가 오르는 것처럼 억, 몇억, 십억, 그리고 몇십억 하며 올랐다.

집값은 왜 오를까? 집값이 오르는 지역은 서울이나 지방 대도시나 간에 인구가 집중되게 된 지역이다. 인구집중유발지역의 각종 제도가 집값의 오름을 주도한다. 서울의 강남과 서초구를 예로 들어보자.

그곳은 고교평준화 정책에 의한 소위 서울 8학군 지역이다. 소위 일류대학교에 들어갈 기회가 큰 일류고등학교를 없애기 위하여 고등학교 지역별 추첨제를 시행한 교육정책이, 일류고등학교를 없애지도 못하고 일류학군지역을 덤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런 일류 학군지역에 인구가 집중되니 그 지역의 집값이 안 오르고 배길 수가 없다.

또한, 강북의 예전 일류고등학교들이 이 지역으로 이전을 하고, 과외 학원 등의 교육 보완시설들도 따라서 몰려드니 인구집중의 강도와 속도가 더욱 강하고 빨라졌다. 그 결과 오늘날 강남 8학군 고액 아파트 지역이 되고 말았다. 지방 대도심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고액 아파트 지역의 집값 안정화 대책은 무엇인가? 세상의 물리적 사회적 현상은 인과법칙에 따라서 일어난다. 집값 폭등의 원인이 있었으니 억 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집값 안정화 대책의 근본 대책은 소위 8학군제의 폐단에 대한 대책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집의 수요를 따라갈 수 있는 공급대책을 마련하여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5년간 실시한 집값 안정화 대책은 무엇인가? 우선 8학군제는 그동안 미흡하나마 보완책 실시하던 것을 원래대로 되돌려 버렸다. 아파트 공급대책은 실현 가능성이 작거나 언제 될지 모르는 지역만 땜질식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과 집 없는 국민을 갈라치게 하였다. 이런 발상으로 징벌적인 부동산 세금을 매겨댔다.

더불어 사는 인간 세상에서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일말의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집값을 올리거나 전세를 올리는데 다소 조심하며 조금씩 올려 왔었다. 최근에는 이런 마음의 기조가 확 바뀌었다. 세금을 많이 올려대니 아 이제는 세금만 내면 되는구나 하는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마음의 피난처를,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단임의 5년짜리 정권이 마련해 준 것이다. 단견(短見)의 정부와 무소불위 집권당이 억 하는 아파트 가격의 도레미 광풍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이러한 절망적인 광풍 앞에 벌거벗고 선 청년의 기상이 밝을 수가 있겠나?

고희시대(古稀時代)였다면 이미 사라졌을 월칠망팔(越七望八) 어귀에 선 노년이 이런 글을 쓰자니 우선 청년에게 미안하다. 아니 큰 죄를 저질렀다. 그리고 억 억 하는 집값에 대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저질렀음을 깊이 사과한다.

그리고 집 많이 가진 중장년과 노년에게 부탁의 말씀을 올린다. 청년은 여러분의 자녀와 더불어 살아갈 그들의 친구요 이웃이다. 청년의 미래가 불행하면 여러분의 자녀도 마찬가지가 된다. 제발 억하며 오른 집값 내릴 수는 없나요?

나라의 지도자 어른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집값 그만 올리고 좀 내려달라고 부탁의 말씀을 전국적으로 할 수는 없나요? 여러분의 말씀은 국민이 그냥 흘려듣지는 않잖아요? 사과했으면 대안을 내놔야 할 것 아냐? 그것도 못 하면서 왜 나와서 나불대?

인간 삶의 바탕은 정신과 물질이다. 의식주는 물질의 본 모습이다. 사람은 물질로 삶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물질만으로 삶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정신의 역할은 물질을 넘어선다. 물질적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은 고귀한 삶을 이루어 낸다.

청년이여 용기를 가져라! 미래는 너의 세상 상상과 창의로 과감히 나아가라!! 청년이 노년에게 묻는다. 웬 용기, 상상과 창의 타령인가? 노년이 정신의 위대함을 말한다. 살아보니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남과 같이 우르르 몰려가지 마라. 남과 다른 길에 정신을 집중하라! 그 길은 여기에 있다. 공부 머리를 키워라, 일머리를 키워라, AI and ICT 머리를 키워라!

지금은 제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제3차산업 물질 자본의 물결 위에 지식정보기술자본의 물결이 넘쳐 흐른다. 석유와 자동차가 주도하던 물질 자본주의는 지식정보기술 자본주의에 압도당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테슬라,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목하(目下) 산업계를 주름잡고 있다. AI, 인터넷, SNS와 메타버스(Metaverse) 등의 AI & ICT 첨단기술 머리 그리고 이를 위한 공부 머리와 이들이 주도하는 일머리를 키워라. 공부•일•AI & ICT 속에 길이 있고, 그 길이 청년의 미래에 대한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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