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월곡2동 얼굴 없는 쌀 천사 ‘12년째’
성북구 월곡2동 얼굴 없는 쌀 천사 ‘12년째’
  • 문명혜
  • 승인 2022.01.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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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새벽 20kg 포장쌀 300포대 보내, 2011년부터 꽁꽁 숨어 선행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7일 새벽 얼굴없는 천사가 보낸 20kg 쌀 300포 앞에서 12년 동안 꾸준히 소외이웃을 위해 쌀을 보내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7일 새벽 얼굴없는 천사가 보낸 20kg 쌀 300포 앞에서 12년 동안 꾸준히 소외이웃을 위해 쌀을 보내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성북구(구청장 이승로) 월곡2동 주민센터에 올해도 어김없이 쌀 천사가 나타났다.

2011년 20kg 포장쌀 300포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12년째 총 3600포, 시가 2억여원에 이르는 규모다.

올해도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명절을 날 수 있도록 7일 새벽에 쌀을 보내니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가 전부였다.

박미순 월곡2동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천사가 쌀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면서 “천사의 전화를 받고서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천사의 안부를 확인하게 돼 안도하는 마음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천사의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을 맞이하고 쌀을 내리는 일은 이제 월곡2동의 연례행사가 됐다.

해마다 천사의 쌀이 도착하는 새벽이면 월곡2동주민센터 앞은 공무원, 자원봉사자, 산책하던 주민 등이 일렬로 서서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쌀을 나르는 인원을 대폭 줄일 수 밖에 없었다. 올해는 특별히 방역수칙 준수 솔선수범 차원에서 별도의 행사를 생략하고 소수의 인원이 쌀을 옮겼는데, 천사의 쌀을 함께 내리고 싶다는 주민을 설득하느라 담당직원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코로나19로 소외이웃이 더욱 큰 고독감 속에서 지내는 상황”이라면서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소외이웃에게 따스한 이웃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주는 만큼 천사의 뜻을 더욱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