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서 한국 최고 목간 출토
몽촌토성서 한국 최고 목간 출토
  • 이승열
  • 승인 2022.01.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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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년 이전 만들어진 고구려 목간으로 추정
475∼551년 고구려가 몽촌토성 장악한 증거
일반 촬영 사진(왼쪽), 적외선 촬영 사진(오른쪽)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한성백제박물관은 몽촌토성에서 출토된 목간(木簡)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목간일 가능성이 크다고 19일 밝혔다. 

이 목간은 2021년 4월, 몽촌토성 북문지(北門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 중 집수지 내에서 출토된 것으로, 묵서명(墨書銘, 먹물로 쓰인 글자)이 있었다. 

박물관이 목간의 축조에 사용된 목재와 집수지 내부 출토 목재에 대한 자연과학적 연대분석(연륜연대분석을 이용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위글매칭법)을 실시한 결과, 대략 469년~541년 사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물관 측은 출토상황으로 볼 때 이 목간이 작성 하한이 551년 이전인 고구려 목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최고(最古)의 목간이자, 처음으로 발견된 고구려 목간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목간의 대부분은 6~7세기 대 백제와 신라에서 작성된 목간이다. 

아울러, 박물관 측은 지금까지 몽촌토성에서 확인된 고구려 시기 유구 및 유물로 판단했을 때, 고구려가 몽촌토성을 점유하고 문서 행정을 펼쳤음을 보여주는 문자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475년 고구려의 침략으로 백제가 수도를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옮긴 후 성왕(재위 523∼554)이 한강유역을 되찾은 551년 이전까지 몽촌토성을 고구려가 장악하고 운영했음을 뜻한다.  

목간의 크기는 길이 15.6㎝, 너비 2.5~2.7㎝, 최대두께 0.4㎝이며, 묵서명은 한쪽 면에 한 줄로 큰 글자 6~8자 정도, 우측  하단에 작은 글자 4자 정도가 남아 있다. 두 차례에 걸친 판독자문회의에도 정확한 글자를 판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 목간을 오는 21일 한국목간학회가 개최하는 학술회의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유병하 관장은 “이번 목간 자료가 삼국시대 목간 연구 심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한성백제박물관은 2천년 서울 역사 복원과 한성기 백제를 비롯한 고대사 조명을 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발굴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