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라곳간 안중에도 없는 국채 추경, 미래 세대에 전가될 수밖에
사설/ 나라곳간 안중에도 없는 국채 추경, 미래 세대에 전가될 수밖에
  • 시정일보
  • 승인 2022.01.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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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사상 초유의 1월 추경이 현실로 다가오며 대선을 목전에 둔 정치권의 퍼주기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어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의결했다. 1월 추경은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이후 71년 만으로 이번 14조원 추경 중 11조3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나머지 2조7000억 원은 정부기금에서 가져다 쓰겠다고 했다.

지난해 10조원 규모의 추가 세수가 더 걷힐 것을 예상하고 국채를 늘리겠다고 하지만 미래의 빚을 짊어질 청년층을 의식, 이름만 초과 세수로 포장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나라 올해 국채 발행 총 규모는 본예산 편성 시 국채 108조4000억원에 1월 추경 11조3000억원을 더해 19조7000억원이다. 이로써 올해 말 국가의 국채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겨 1075조7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올해 본예산이 통과된 지 잉크도 마르기 전에 또 1월에 추경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사상유례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부는 빚을 내 마련한 이번 추경으로 오는 2월 중 지난해 12월15일 이전에 문을 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감소한 곳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친 영업시간 제한, 인원 제한 등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소상공인·소기업 320만 곳에 300만원씩의 방역지원금을 추가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방역 조치로 영업이 중단됐거나 제한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손실보상 재원도 1조9000억 원 더 늘리기로 했다.

정부·여당은 이번 추경을 대선공식 선거운동 시작 하루 전인 오는 2월14일 추경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어, 사상 유례없는 1월 추경이 결국 선거용 돈 풀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고대 중국의 민요형식의 시 모음집인 악부시(樂府詩) 군자행(君子行)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말이 있다. 이는 오이 밭에서 신발끈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는 행동처럼 오이 밭에서 신발끈을 고쳐 매기 위해 허리를 굽혀도 오이를 따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나라곳간은 안중에도 없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선심 공약을 쏟아내면서 일단 표를 얻기 위해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무분별한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면 결국 나랏빚은 폭증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지출 증가는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겨 서민생활도 압박하게 된다. 결국 이 모든 빚은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 여야는 추경 심의 과정에서 과도한 증액을 자제하고 불요불급한 지출을 축소해 미래 세대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