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호남인의 무력감
기고/ 호남인의 무력감
  • 조문환 전 제일은행 본부장
  • 승인 2022.03.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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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 (전 제일은행 본부장)
조문환
조문환

[시정일보] 2022년 3월 20대 대선일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163만 명으로, 1960년 2,499만 명 대비 206%가 증가하였다. 그러나 호남인구(전라도)는 2022년 506만 명으로, 1960년 594만 명 대비 -15%나 감소하였다. 강원도(-6%감소)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2~3배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호남인구는 놀랍게도 감소하였다.

전체인구대비 호남인구 구성비도 1960년 24%에서, 2022년 9.8%로 대폭 감소하였다. 상대적으로 영남인구는 경북(대구포함) 500만 명, 경남(부산+울산포함) 778만 명으로 합하여 1,278만 명으로 60%가 증가하였고, 호남인구보다 2.5배가 많다. 그 이유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그간 권력싸움은 한마디로 TK와 PK의 싸움이었다. 사실 호남은 당사자 축에 끼지도 못하였다. 유일하게 고 김대중 대통령이 운 좋게 충청인 고 김종필의 뜻하지 않은 지지 덕분에 DJP연합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당연히 권력도 나누어 가졌다.

해방이후 13명의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고작 1명이 호남인이다. 1948부터 2027년까지 80년 동안 딱 5년간 퍼센트로 6.25%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그것도 반쪽자리 권좌에 앉았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아주 오랜만에 서울출신인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뽑혔다.

세력이란 무엇일까? 돈, 권력, 명예가 아닐까? 21세기의 세력 즉 힘은 돈으로부터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이 힘이고 세력이다. 돈에 귀결되는 중요한 지표는 국내총생산(GDP)과 언제든지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유동성 즉 M2(광의 통화)이다.

우리나라 2021년 GDP는 2,057조원이고, 1960년은 0.2조원(2,500억)이였다. 한국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8,230배가 증가하였다. 2021년 M2(광의 통화)는 3,613조원이고, 1960년은 0.02조원(250억)이였다. 61년간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규모가 급격하게 많아져 144,520배가 증가하였다.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통화량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거꾸로 말하여 62년 전인 1960년 자신의 금융자산이 1백만 원이였다면 현재가치가 1,445억원 정도의 자산가가 되어야 경제와 동반성장 하였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우리나라 GDP는 1,933조원이다. 경북+대구, 경남+부산+울산을 합하여 영남의 GDP는 434조원이고, 전북+전남+광주의 GDP는 172조원에 불과하다. 영남에 비하여 호남은2.5배가 낮다. 특히 전라북도는 53조원에 불과하여 제주도를 제외하고 도(道)중에서 제일 꼴찌이다. 국가의 파이는 약1만 배가 늘어나는 동안 호남의 파이는 어디로 갔는가?

2021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24개회사 시가총액은 2,203조원이고, 코스닥은 1,532개회사 시가총액은 446조원으로, 합하면 2,356개회사에 시가총액은 2,649조원이다. 1984년 코스피 336개회사, 시가총액 5조원에 비하여 530배가 성장하였다.

호남의 상장기업으로는 맥 못 추는 금호그룹, 대상그룹, BYC 등이 있으나 대한민국 100대기업에 속하는 하림(93위)을 제외하고 내로라하는 기업이 없다. 더욱이 경제주도 주요산업과 미래 산업은 호남에는 씨가 말라 있다. 호남에 기업이 없다면 공장도 없을 것이고, 근로자도 없기에 소비도 없으며, 세금도 없기에 투자가 안 되어, 부의 상징인 경제는 쇠퇴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외지에서 운송비 및 관리비를 절감하는 수단으로 겨우 식품 업이나, 소비재 중심의 기업들이 호남지점 공장을 개설하고 있을 뿐이다. 호남인은 그것도 감지덕지 환영하며, 공장장은 현지 유명인사로 왕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KB금융지주의 “2021년 우리나라의 부자분석”에 의하면10억 원 이상 금융자산가는 39만3천명으로 이들은 평균67억 원씩 총금융자산이 2,618조원에 이르고, 전체인구의 0.76%에 해당하였다. 약40만 명이 가지고 있는 총금융자산은 2,618조원으로 그 규모는 2020년 우리나라 GAP 1,933조원보다 많고, 상장기업 시가총액 2,372조원보다 많으며, 유동성 M2(광의통화) 3,200조원의 82%에 이르는 규모이다.

현금성 금융자산이란 화폐시장과 자본시장에서 언제든지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예금, 증서, 주식, 채권으로, 약40만 명을 세분해보면 100억 원 이상 고자산가는 36,000명, 300억 원 이상 초고자산가는 7,800명, 500억원이상 슈퍼 금융자산가는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약1,400명으로 추정하며, 1,000억 원 이상 초슈퍼 금융자산가는 약70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500억 이상 호남인 금융자산가는 얼마나 될까?

참고로 부동산 등을 포함한 총자산은 약7,153조원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 2020년 가계부문 국부는 1경423조원으로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부는 순자산으로 표기되며 법인+국가부문 포함 시 1경7,722조원이다.

또한 부자들이 현재의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부의 원천은 사업소득 42%, 부동산투자소득 21%, 상속/증여 18%로 합하여 81%를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가가 부자가 되는 기본바탕이다. 따라서 사업이 없는 사람은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는 경제구조와 금융구조이기 때문에 똘똘한 사업체가 없는 호남에서는 결코 큰 부자가 만들어질 수 없다. 호남에 부자가 있다면 식당업, 건설 하청업, 영세 하청가공업, 서비스업, 조폭 업에 불과하다. 어찌어찌 하여 40만 명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그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호남에는 부자가 있으리 없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호남인은 전북 83%, 전남 86%, 광주가 85%이다. 호남인이라면 민주당 대선후보가 미워도 1번으로 손이 갔을 것이다. 출생만 호남일 뿐 외지에서 성장한 사람들이나, 호남으로 낙향한 외지인들을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을 지지하였다. 민주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호남인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호남은 미운 오리새끼가 되어버렸다.

인구도, GDP도 영남의 1/3수준밖에 안되고, 세력의 기본인 부(富)의 규모도 전국대비 1/100수준밖에 안 된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호남은 소수지역으로 쇠퇴하게 되어 미래가 어둡다. 특히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해외유학인재가 드물고, 상류사회 교류인맥이 얇아지고 있다.

한국의 재계는 오너기업인, 대기업경영인, 영남출신 정치인과 언론인, 거대자금 개인투자가, 신흥부자들로 구성된 대표적인 상류계급으로 서로 사귀고 도움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이 계급사회에 끼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과거 장차관, 장성, 주요기업인으로 구성된 유명무실한 광주의 무등산클럽이 대표적인 사라진 상류클럽의 예이다.

뿐만 아니라, SKY대학을 진학하기 위하여 월700만 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원받으며, 최상위 그룹의 능력에 도달한 법조인, 언론인, 의사, 교수, 등이 최상위 그룹 능력이라는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을 나눌 수 없기에, 자신들의 영역을 넘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바로 의사증원불가가 좋은 예이다. 그러므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어찌 호남인들이 최상위 그룹의 능력자들과 견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성웅 이순신 장군은 “若無湖南 是無國家- 만약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지만 경제가 성장할수록, 세상이 발전할수록, 빛바랜 모퉁이 장식품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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