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 너 나와!
기고/ 코로나19, 너 나와!
  • 김인희(시인,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4.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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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희(시인, 칼럼니스트)
김인희
김인희

[시정일보] 봄비 다녀간 후 만물이 앞 다투어 생명을 쏟아내고 있다. 겨우내 말랐던 나목의 가지는 생명수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살갗을 열어 새싹을 피우기 시작했다. 대지는 봄비가 터준 생명의 노선을 따라 온갖 생명체를 해산하기 시작했다.

목련이 꽃눈을 열고 봄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화폭 위로 코로나-19가 처음 낯선 이름으로 인류를 위협하고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기 시작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 생경한 그 이름이 매스컴에서 거론될 때마다 코로나-19가 속히 사라지기를 바랐다. 전 인류가 푸대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27개월째 동거하고 있다. 참으로 염치없는 불청객이다.

대한민국의 초기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세계가 주목했다. 정부의 지침에 전 국민이 솔선수범하는 위생 준수는 의료강국 KOREA!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영롱한 아침 이슬이 햇살의 미소 한 조각에 맥없이 스러지듯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되고 말았다.

급기야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압도적으로 증가하여 세계 1위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과 서유럽 등 국가들이 방역 지침을 완화한 시점은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점이었으나 한국의 방역 규제 완화 시점은 정점을 찍기 전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서유럽 등 국가들은 감염을 통하여 자연면역을 획득한 사람이 25~30%였고 이에 비해 한국은 코로나-19 전파를 막아줄 수 있는 자연면역자 수가 적어 확진자수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하였다는 것이다. 오호, 통재라!

우리가 끝없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건 코로나-19가 변이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으로 5~6개월 간격을 두고 변이 하는 것이다. 지난 9일 세계 보건기구(WHO)는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재조합된 '델타크론' 변이를 공식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질병청도 새로운 변이 발생과 유입 가능성을 인정했다. 한국 질병청장은 언제든 새로운 변이 발생할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고 브리핑했으며 한국 내에서 큰 규모로 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델타크론의 국내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변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의 필요성과 거리두기 생활상을 환기 가능한 시설을 늘리고 단체 식사가 당연한 분위기를 없애고 아프면 쉬는 문화를 장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는 물러갈 기미 없이 아예 눌러앉아 우리가 고수한 미풍양속 자랑스러운 문화마저 바꾸려 하고 있다. 분기탱천할 노릇이다.

이제 더 이상 코로나-19 앞에서 묵도할 수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 침투하여 거리를 두게 하고 고운 미소를 마스크에 속에 가두었다. 벚꽃이 화려한 폭발을 연발해도 마음 놓고 꽃놀이할 수 없고 탄성조차 낼 수 없는 일상을 만들었다.

코로나-19가 자신의 모습을 변장하면서 공포의 수위를 높이는 교활함에 치를 떤다.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코로나 블루의 우울한 그늘을 벗어버리려는 몸부림이 진동하고 있다.

이세 가세하여 필자는 옷소매 걷어 올리고 기세등등하게 코로나-19를 호명하여 대스 매치(death match)를 선언한다. 코로나-19, 너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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