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소방관 3명 순직’ 평택화재 현장조사 결과 발표
소방청, ‘소방관 3명 순직’ 평택화재 현장조사 결과 발표
  • 이승열
  • 승인 2022.04.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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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스발화 발생, 소방관들 방향 잃고 패닉”… 특수화재 재발 방지대책도 발표
(소방청 제공)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소방청은 지난 1월5일 소방관 3명이 순직한 평택시 대형물류창고 신축공사장 화재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하고, 특수유형의 화재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도 발표했다. 

소방청은 사고 직후 민관합동중앙조사단을 구성해, 3월15일까지 2개월간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순직 대원 3명의 의학적 사인은 화재사(火災死)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화재현장 2층 벽체 등의 내장재인 우레탄폼이 약 10시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연소하면서 다량의 가연성가스가 축적돼 있는 상태에서 순간적인 화재가스발화(FGI, Fire Gas Ignition)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단은 3명의 순직대원이 급격한 연소 확산과 다량의 연기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심리적 불안상태로 탈출 방향을 잃고 고립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순직대원과 함께 작업하다가 긴급히 탈출해 목숨을 구한 2명의 소방관의 진술 내용도 이와 같았다. 이들 2명의 생존대원은 출입구 가까이 있다가 소방호스를 따라 엎드려 탈출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당시 송탄소방서 지휘부는 잔불정리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소강상태가 됐기 때문에 내부진입 활동을 하도록 했지만, 상층부에서 발생한 갑작스런 연소현상까지 예측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지휘관을 비롯한 소방대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생명구출 장비의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 현장대원 안전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현장지휘관이 다양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위험예지능력과 판단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휘관자격 인증과정을 신설한다. 또, 현재 전국 3개소인 지휘역량강화센터를 9개소로 늘려 전문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자격인증을 받은 자를 지휘대장과 소방서장에 우선적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또한, 모든 소방공무원에 대한 현장대응 안전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소방청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개발해 전국에 보급하고 이를 단계별로 반복 교육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현재 100종의 교육매뉴얼을 개발했으며, 개인별로 교육실적을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소방보건e)도 운영한다. 새로운 화재유형이나 외국의 특수화재 사례 등에 대한 교육자료도 계속 개발해서 보급한다. 교육과 인사관리의 연계성을 강화해, 역량을 갖춘 경우만 승진 대상자가 되도록 하는 경력개발프로그램도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생명구출 장비의 고도화도 추진한다. 소방대원의 호흡, 맥박, 움직임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 추적해 관리할 수 있는 장비를 보급한고, 위험현장에는 가연성가스 탐지로봇이나 장갑차형 소방차 등 특수방호형 장비를 우선 투입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도 확대한다. 

이 밖에도,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고 화기취급 작업이 많아 안전도가 낮은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화재안전기준을 제정하기로 했다. 특히, 냉동창고 등 대형화재가 많았던 건물은 착공일부터 사용승인일까지 소방안전관리자의 배치를 의무화하고, 건물의 특성별로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성능위주설계대상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흥교 소방청장은 “유사사고로 우리 동료들이 안타깝게 순직한 것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고 있으며 더 이상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응기법 개발과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단기과제와 지속추진 과제를 구분해 개선대책을 조속히 시행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