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고 도움받는 시간 품앗이 ‘서울시간은행’ 시작
도와주고 도움받는 시간 품앗이 ‘서울시간은행’ 시작
  • 이승열
  • 승인 2022.05.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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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9일부터 4개 거점에서 시범사업… 내년 서울 전역 확대
서울시간은행 개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간은행 개념도 (서울시 제공)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시가 신개념 시간 품앗이 ‘서울시간은행’을 시작한다.

내 시간과 재능을 사용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고, 내가 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적립해 도움이 필요할 때 쓰는 개념이다. 

서울시간은행은 미국에서 도입돼 현재 영국, 호주 등 전 세계 40여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타임뱅크’ 방식을 빌려왔다. ‘모든 사람의 시간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철학에 입각해 공익적 활동을 시간 단위의 화폐로 기록·저장·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호혜적 시민활동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간은행은 간단한 집수리부터 카풀, 반찬 나눔, 반려동물 산책처럼 모든 일상적인 도움 주고받기에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드리고 시간화폐를 적립한 대학생이, 나중에 자취방 이삿짐 나르기나 자전거 수리 같은 도움이 필요할 때 시간화폐를 사용하는 식이다.

시는 올해 4개 거점(지점)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연말까지 민간 전문기관을 통해 사업 효과를 분석‧검증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설치하고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본 사업에 돌입한다.  

시범사업은 이달 9일부터 네이버 카페 ‘서울시간은행’(cafe.naver.com/seoultimebank)에서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14세 이상 서울시민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시범사업이 추진되는 4개 거점별로 코디네이터가 배치돼, 수요‧공급 매칭, 시간화폐 적립‧사용 등을 지원한다. 은행 지점과 비슷한 개념의 4개 거점은 △국민대(정릉)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방학2동) △타임뱅크하우스(홍은동) △서울시청 등이다. 사업은 기관자원연계형(대학연계·공간연계), 생활권기반형(지역거점·직장기반), 문제해결형(노노케어·아이돌봄) 등 3개 유형의 6개 모델로 운영된다. 

한편, 시는 2일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주요 기관과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 (사)타임뱅크코리아, 국민대학교 산학협력단, 도봉구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등 총 5개 기관이 참석해 서울시간은행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개개인의 고립과 외로움을 해소하고 현대 대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모델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서울시간은행이 참여 확대와 신뢰 회복으로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상생도시 서울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 노력해 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