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남을 위해 세상을 살아라
시정칼럼/ 남을 위해 세상을 살아라
  • 임춘식 논설위원
  • 승인 2022.05.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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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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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 연보랏빛 라일락 향기도 5월을 찬미하니 우리 마음에도 여유가 핀 듯하다. 그렇지만 선진국 반열에 입성했다고만 하지 삶의 질은 더 엉망이다. 오직 손흥민과 BTS 소식만 기쁘게 한다. 이들은 개인의 영달뿐만 아니라 외화벌이에서 상상을 초월한다. 국위 선양과 경제적 효과 부문에서 진정 위대한 애국자다. 그러나 지탄 대상이 되어 버린 정치인, 언제쯤 정치를 걱정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희생 봉사한다고 하려는지 암담하다.

오는 6·1지방선거가 이미 혼란스럽고 전화나 문자 폭탄으로 짜증스럽고 피곤해 정치 혐오감이 가중된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다. 한마디로 국가를 위해 헌신 봉사하라는 뜻이다. 즉, ‘남을 위해 세상을 살라.’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요즘 정치인을 보면 남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출세와 사리사욕을 챙기려다가 세간에 화제가 되는 정치인이 참으로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치뉴스를 외면한다. 오죽하면 청소년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직업이 되었을까. 함축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지탄받는 대상이 요즘 정치인이다. 선거철이다 보니 학연과 지연 등 각종 연으로 후보들의 자질, 인성도 잘 모르면서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어쨌든 정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헌신 봉사하는 자질을 갖춘 자가 해야 한다. 근본이 안 된 자가 정치를 하면 나라와 국민이 불행해진다. 자신만을 위한 정치를 하려거든 차라리 사업⸳전문직에 종사하여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다. 정치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버릴 확고한 신념이 있는 자가 해야 한다.

정치적인 이상은 주권자인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요즈음 신⸳구정권 인계인수 과정이 과히 아름답지 못하다. 대선 과정도, 대통령 인수위 활동도, 대통령과 당선인도 총체적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세계 10대 무역국, 선진국 입성 등 하늘이 준 기회의 대한민국호가 그대들의 정치 행위 때문에 나라가 흔들리면 되겠는가. 이 와중에 여⸳야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정치권의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고 심지어 윤석열 정부의 내각마저 제대로 구성치 못하고 있어 실망스럽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김정은의 발광, 한밤중 열병식의 엄포, 국제 원자재 값을 비롯한 전반적인 물가상승 등 국내외 환경이 녹록지 못한 상황이다. 위기 대처 능력이 통치권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고 이럴 때일수록 특단의 지도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이 나라의 미래 비전과 국민을 불안에 떨지 않게 하고 편안하게 잘 섬겨야 한다.

인도 성웅 간디의 말이 생각난다. 21세기 사회가 직면한 일곱 가지 도전,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일곱 가지 악덕, 간디가 손자 아룬 간디에게 남긴 글이다.

첫째, 정치가 무엇인지도,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권력욕, 정권욕에 사로잡혀 통치한다면 국민은 불행하다. 둘째, 경제는 모두가 다 함께 잘살자는 가치가 깔려 있어야 한다. 거래를 통해 손해를 보아 피눈물 나는 사람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 있는 자의 무한 탐욕은 억제돼야 한다. 셋째, 노동 없는 부(富)다. 이를 불로소득이라고 한다. 열심히 일해 소득을 얻는 이들의 근로 의욕을 말살시키고 노동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의 창출이 방임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 교육이 오로지 실력 위주로만 집중될 때 싸가지 없는 인간들이 양산된다. 교육은 난 사람 이전에 된 사람을 키워야 한다. 인격 없는 교육은 사회적 흉기를 양산하는 것만큼 위태롭다. 다섯째, 인간성 없는 과학이다. 자연환경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과 AI 등 몰인간적 과학기술은 인류를 결국 파멸의 길로 인도할 위험이 크다. 여섯째, 윤리 없는 쾌락이다. 삶의 즐거움은 행복의 기본 선물이다. 하지만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쫓는 무분별한 쾌락은 타인에게 혐오와 수치를 준다. 일곱째, 헌신 없는 종교다. 종교는 타인을 위한 헌신과 희생, 배려와 봉사를 가르친다. 인간으로서 최고의 가치다. 하지만 종교에 헌신이 빠지면 도그마가 되고 또 하나의 폭력이 된다. 순결한 영혼에 대한 폭력이다.

7가지 어느 하나 경계하지 않을 것이 없다. 분야별 정치인들은 깊은 성찰을 통해 조심해야 한다. 간명한 글귀는 영혼을 울린다. 정치인, 특히 국가지도자라면 수첩에 적어 놓고 하루에 한 번씩 꺼내 볼 일이다. 그리고 명심하시라. 예수는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라고 하셨고, 불교에서는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라는 대승보살의 무한한 자비심을 설파하고 있다. 천도교에서는 ‘나랏일을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돕는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설파하고 있다. 유교의 민본사상은 ‘민을 보호하고 삶을 보장하는 것’이다.

고로 정치권은 공존·공생·공영의 정신으로 대립과 갈등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을 주체로 세우는 풍토가 조성되고 나아가 사회 각계 분야가 이에 협조하는 상생의 시대를 만들어 나갈 것을 두 손 모아 간절히 호소한다.(한남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