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노량진 지하배수로’ 개통… 주민에 개방
동작구, ‘노량진 지하배수로’ 개통… 주민에 개방
  • 김응구
  • 승인 2022.05.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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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대 건립한 말굽형 하수박스
문화·역사교육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노량진 지하배수로’의 내부 모습. / 동작구청 제공
‘노량진 지하배수로’의 내부 모습. / 동작구청 제공

[시정일보 김응구 기자] 동작구(구청장 이창우)가 문화·역사교육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노량진 지하배수로’의 개통식을 26일 갖고 주민에게 개방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배수로인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경인선(京仁線)이 개통되기 전인 1890년대에 설치한 말굽형 하수박스다. 노량진로와 1호선 철도 하부에 매설돼있어 10여년 전까지도 도심 빗물과 오수를 배출했던 구조물이다. 폭 2.5m, 높이 3.3m, 총 길이 92m 규모다.

이 하수박스는 2011년 동작구청 일대 침수 해소사업의 하나로 하수관로를 정비하던 중 발견됐다. 동작구와 서울시의 합동 조사결과 시(市) 문화재로 지정된 서울광장 지하수관로(1910년경)보다 20년 정도 먼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1890년대 최초 매설된 구간, 1960년대 경부선 복선화(複線化) 시 설치된 구간, 1970년대 수도권 전철화 시 설치된 구간이 공존해, 근대 하수관로 체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기술·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구(區)는 지하배수로의 문화재적 가치와 희소성을 고려해 근대 토목시설 형태는 최대한 유지하되, 정밀안전진단과 박스 내부 보수보강을 통해 안전등급을 B등급(양호)까지 상향시켰다. 아울러 진·출입로에 엘리베이터 두 대를 설치하고 직선형 계단을 갖춘 출입구를 신설해 보행약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엘리베이터 맞은편에 마련한 영상 전시공간에선 근대 철도역사와 노량진 역사를 담은 영상을 상영한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근대 하수체계 형성기에 건설된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서울의 도시발달과 근대 하수로의 발전사를 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주민에게 처음 선보이는 노량진 지하배수로가 특별한 역사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