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윤회하는 구도자적 삶의 관조
한권의 책/윤회하는 구도자적 삶의 관조
  • 김응구
  • 승인 2022.06.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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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 시인 열 번째 시집 '해바라기씨' 출간
이희정 시인 제10시집 <해바라기씨>

[시정일보] 해바라기꽃은 여름철 노란 꽃을 피며 자태를 드러낸다. 꽃머리는 동그랗게 크고 푸른 꽃대가 허리를 지탱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이희정 시인이 바라보는 해바라기는 달랐다.

이번에 출간한 이희정 시인의 10번 째 시집에 수록된 표제시 ‘해바라기씨’는 ‘해바라기씨를 한 움큼 까먹는다. 희디흰 목덜미의 새 한 마리가 키드득 키드득 웃으며 내 울음 파내고 웃음을 채운다’ 며 꽃의 생명력을 통해 감정의 치환을 드러낸다.

저자는 시집을 출간하면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엄마가 보고파서 울 때마다 나의 시들이 뎁혀지는 것을 느낀다’며 말머리에 소감을 남겼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됐는 데, 전체적으로 시인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걱정, 순수한 삶의 관조, 불자로서 존재에 대한 의미를 고찰한다.

1부는 ‘구석에서도 별이 뜨고 지더라’ 2부는 ‘칠월 하순에는 연꽃이 피고 연밥이 생기더라’ 3부는 ‘시가 애인이다’ 4부는 ‘모질게도 풍문이 된다’로 수록된 시의 제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희정 시인은 불자로서 시적 미학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표제시 ‘해바라기씨’에서는 윤회로 대변되는 그녀의 구도자적 삶을 관조할 수 있고 ‘내 속내에도 연밥이 생길 것 같아 팔 벌리고 서 있었다’, ‘사면불 같다’ 등의 표현으로 불교적 사상을 시에 녹여냈다.

저자 이희정은 한국시인협회 상임위원과 한국불교문인협회 부회장으로 문단활동을 하고 있으며, 출간한 개인 시집으로는 <하늘말 나리가 있었네>, <종이왕관>, <기쁨의 수로>, <고래울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