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세계의 미술시장이 K아트를 집중한다
사설 / 세계의 미술시장이 K아트를 집중한다
  • 시정일보
  • 승인 2022.07.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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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방탄소년단이 음악으로 세계를 감동하게 했다. 한국의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엄지 척을 하게 했다. 방탄소년단이 잠시 휴식발표를 한 사이 K 아트가 아시아의 중심이 된다. 뜨거운 여름이지만 한국의 미술을 세계가 주목한다. 축구의 손흥민처럼 한국미술선수들은 지난 14~19일 열린 올해 아트바젤을 뜨겁게 달궜다.

영국 화이트큐브 갤러리(박서보)·앤니주다파인아트(백남준)·리슨갤러리(이우환), 프랑스의 알민 레쉬(하종현)·샹탈 크루젤(양혜규) 등 세계적인 화랑들이 한국 작가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아트페어에 참여한 국제갤러리는 유영국(약 10억원)과 박서보(약 5억원), 양혜규와 강서경(각각 1억원) 등의 작품을 고가에 판매했다. 갤러리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 작품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 미술계의 ‘인싸’(인사이더·주류)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이 세계 미술의 중심부로 들어섰다는 건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만 봐도 알 수 있다. 리처드 암스트롱 미국 구겐하임미술관 관장, 프랜시스 모리스 영국 테이트모던 관장 등 수많은 미술계 명사가 빠짐없이 한국관을 찾아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본전시 작가로 참가한 이미래·정금영의 작품도 호평을 받았다.

미술시장이 크다고, 화가가 많다고 미술 강국이 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작품을 볼 줄 아는 ‘눈 밝은’ 컬렉터와 후원자 기반이 넓어야 한다. 이를 유통할 갤러리도 많아야 한다. 이에 앞서 누구나 손쉽게 미술을 배울 수 있는 인프라부터 구축돼야 한다.

1950년대 호황을 타고 세계미술의 중심으로 떠오른 미국, 1980년대 경제성장과 함께 젊은 작가를 내세워 유럽 미술시장의 강자가 된 영국이 그랬다. 이제 한국의 도약이다.

1980년대 이전만 해도 미술대학은 몇몇 천재를 제외하면 부유층 자녀들만이 다닐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생활 수준은 누구나 미대를 다닐 여건이 되는 경제력을 가졌다.

이제는 미국과 유럽이 그렇듯 그림시장의 생태계를 한국화로 분위기를 바꿔 나간다. 이 같은 분위기에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평소 사모은 컬렉션을 사회에 환원도 무관하지 않다. 이병철 회장이 무명의 유병국 화백을 키운 일화는 너무나 감동적이다.

이젠 우리의 기업이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미술과 문화의 사업에 적극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삼성을 이어서 현대자동차가 신진 화가의 후원에 나서고 있다. 다른 기업도 이들과 같이 문화의 뜀박질에 활기를 넣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비단 미술뿐 아니라 문학에서 노벨상이 없는 점에도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번역에 이르기까지 후원이 필요하다. 작년만 하여도 세계문학상 후보에 17회가 올랐다. 마지막 탄력을 받으면 노벨상도 가까이 와 있다.

문화 전반에 기업의 후원은 한국의 위상을 높이며 자연스럽게 기업의 위상이 오르게 된다. 코로나19로 위축된 문화계의 활력으로 한국의 수출에 활력이 넘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