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김응구 기자] 제9대 강북구의회 전반기를 새롭게 이끌어갈 허광행 신임 의장은 소위 ‘젊은 의장’이다. 허 의장은 그래선지 “의회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당찬 목표를 설정했다.
재선인 데다 의장 자리에까지 오른 허 의장에게 거는 의회 안팎의 기대는 상당하다. 그 역시 그런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어느 분야든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추진과 행동을 위해 더 많은 실력을 쌓으려 한다. 빤한 답변 대신 머릿속에 잘 정리돼있는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하나둘 꺼내고, 그걸 설득력 있게 포장해내는 기술도 무척 새로웠다. 그런 허 의장과 지난 11일 오후 5시 의장실에서 만나 여러 얘기를 주고받았다.
-의장직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초선 때와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의장이 되고서 언행이나 품행에 좀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와 더불어 이제 제 뒤에 더 많은 구민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 지역구가 세 동(미아·송중·번3)이니 그간 6만3000여명을 바라봤다면, 이젠 30만 강북구민을 위해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뛰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의장이든 의회이든 말이죠.
“평의원일 땐 그저 개인 의정활동만 열심히 하면 됐습니다. 제 지역구의 주민들을 위해, 또 그 지역을 위해 일할 수밖에 없죠. 의장이 되고서 처음 마음먹었던 건, 강북구 전체의 정책을 살피는 의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의회가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의원 14명의 역량이 기존보다 훨씬 좋아져야 하죠.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감시하거나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면 그것도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더 많이 노력할 겁니다.”
-초선의원(7명)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실 계획입니까.
“국회에 있다가 오신 분도 있고, 지역주민들과 소통만 하다 구의회에 입성하신 분도 있습니다. 저를 돌아봤을 때 지난 4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초선의원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많은 공을 들일 계획입니다. 강북구의회에는 저보다 젊은 의원이 네 분 더 있습니다.(웃음) 젊다는 것이 개혁적이고 혁신적이고 좀 더 새로워 보일 순 있습니다. 그러나 경험이나 실력이 쌓이지 않으면 오히려 지켜야 할 선을 넘는 경우가 생깁니다. 개인적으론 초선 때의 경험을 토대로 초선의원들과 많은 소통의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나이를 떠나 초선의원이 많다는 건 그만큼의 장점도 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의회 입장에선 좀 더 역동적이고, 더 나아가 혁신할 부분이 있다면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회는 때에 따라 구민을 위해 단체 행동을 해야 하고, 또 단체로 의견일치를 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의원 개개인의 지역구가 다르고 정당도 다르지만, 함께 구민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 젊은 의원들이 앞장서서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행동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것 역시 젊은 의장인 제가 앞장서서 만들어내야 할 일이고요.”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에 따라 이제 의회는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정책지원관’도 그 환경 변화의 하나일 텐데요. 좀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의원들이 그만큼 편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을 겁니다.
“제가 사실 그것에 대한 고민이 좀 있습니다. 오히려 나태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겁니다. 저는 초선의원일 때 항상 회기가 다가오면 일주일 정도는 의회에서 자료를 보고 질문지를 작성하는 데 온 시간을 쏟았습니다. 그런 걸 이제 정책지원관이 지원한다면 오히려 실력이 하향화되고 나태해지지 않을까 생각한 겁니다. 초선의원이든 재선의원이든 그런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책지원관은 피드백을 하고, 의원들은 구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도록 시스템화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강북구의원들과 강북구민에게 마음을 담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원 여러분은 각각 지역주민의 대표입니다. 입법기관으로서 의정활동을 잘 수행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의장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는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얻는 것’이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의정활동을 해왔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강북구민 여러분의 뜻을 받드는 의정활동을 이어 나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김응구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