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정관 이야기#1 정관절제술이란?
건강칼럼/정관 이야기#1 정관절제술이란?
  • 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 승인 2022.07.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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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원장(슈퍼맨비뇨기과)
윤종선 원장
윤종선 원장

[시정일보] 정관절제술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남성 피임 수술법 중의 하나이다.

고환에서 생성된 정자들은 정관을 통해 이동하여 정액을 만드는 정낭으로 이동한다. 이중에서 정자의 이동통로인 정관을 절제하여 임신이 되지 않도록 하는 불임법이 정관절제술이다.

과거에는 경제개발과 더불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되면서 인구억제책으로 남성피임 시술인 정관절제술에 대해 여러 가지 혜택을 주어 적극 권장해왔다. 예를 들면 예비군 훈련 때 정관절제술을 하면 그날은 훈련없이 조기 퇴근할 수 있었다. 지금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출산율이 날로 감소하고 있어서 혜택은 커녕 건강보험 지원조차도 되지 않는다. 반대로 정관수술을 받고 난 후 다시 임신을 하기 위해 시도하는 정관복원술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 만혼으로 인해 불임이 증가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2세 계획이 없는 커플들이 늘어나는 것은 큰 사회적 문제이다.

정관절제술은 영구적인 피임을 목적으로 많이 받고 있지만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시행한다.

1) 좋지 못한 유전적 소인을 남기는 것을 방지

2) 방광, 전립선, 전립선 그리고 정낭 등의 만성 염증으로부터 고환 및 부고환염 예방

3) 임신으로 인해 산모의 건강이 위태로울 때

4) 임신의 불안감으로 성생활이 만족스럽지 못 할 때

비뇨기과 외래를 진료하다 보면 부부가 와서 불임수술에 대해 상담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불임 수술을 남자가 해야 되나요? 아니면 여자가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남자는 정관절제술, 여자는 난관절제술을 받으면 되는데 두 수술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난관절제술은 국소마취로 할 수 없지만 정관절제술은 국소마취로 할 수 있다.

난관절제술은 술기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정관절제술은 더 단순하고 시간도 짧다.

난관절제술은 수술후 통증 및 관리가 복잡하지만 정관절제술은 수술후 통증도 적고 관리도 편하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성이 하는 것이 더 좋다고 권유한다.

실제로 정관절제술은 술후에 성욕, 사정 그 외 성행위에 별 변화가 없는 비교적 안전한 수술이기 때문이다.

본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정관을 묶으러 왔다고 자주 그러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정관절제술의 기본 원리에 가장 부합하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임신이 되는 것을 철저하게 방지하기 위해서 수술방에서는 추가적인 시술을 한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음낭내에는 고환이 2개가 있고 그에 따른 정관도 2개가 있다. 수술방에서 좌측 정관절제술을 하고 난 후 이제 반대편도 절제한다고 하면 깜짝 놀라는 남성들이 가끔 있다. 정관을 한쪽만 묶으면 다시 임신하므로 양쪽을 꼭 해야 한다고 설명을 한다. 물론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수술이 빨리 끝나서 무서운 수술방을 벗어나기 위해 하는 반문이기도 하다. 극히 드물지만 정관이 3개 있는 경우도 있다.

음낭 안에 파묻혀 있는 2개의 정관을 찾아서 끄집어 낸후 정관을 양쪽에서 녹지 않는 실로 묶는다. 과거의 정관절제술은 실로 묶고 끝냈는데 문제는 자연 정관개통 확률이 높아져서 임신이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였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정관을 이중으로 묶고 자르고 정관의 내강을 레이져로 소작하는 삼중 차단술을 시행한다. 이렇게 정확하게 시술한 정관으로는 더 이상 정자가 이동할 수 없으며 추후 정액검사를 하면 무정자 상태가 되어 불임의 목적을 이룰수 있다.

그리고 음낭의 피부를 봉합하고 정관수술을 마무리 한다.

남자에게 정관절제술은 2세 생산 능력이 없어지는 어찌보면 고자와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부모님이 알게 되면 ‘남자는 그 수술 받으면 정력이 약해져서 사업이 안 되니 절대 하지 마라’는 반대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러므로 정관수술을 받는 남성의 여성 파트너는 그의 고뇌에 찬 선택에 무한대의 응원과 무한정의 지지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