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드라마를 통한 자폐우와 보호수의 바람직한 인식 전환
사설 / 드라마를 통한 자폐우와 보호수의 바람직한 인식 전환
  • 시정일보
  • 승인 2022.08.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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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드라마를 통한 작가의 힘은 인식의 공기를 생성한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주인공은 자폐인이다. 자폐 스펙트럼을 겪고 있는 편견의 뒤안길을 작가는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인류는 아직도 자폐가 왜 생겼는지,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른다. 의학의 발달로 많은 질병이 감소세에 있지만 유독 자폐만큼은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발병률이 늘어간다. 미국에선 신생아 2500명 중 1명꼴이던 자폐 비율이 88명 중 1명이 됐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우리 주변에도 자폐아를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는 자폐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우영우 드라마를 보면, 자폐를 돌보는 의사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자폐아를 인격으로 대하게 하는 것이다. 드라마에는 소덕동 팽나무가 잠시나마 시원한 그늘을 준다. 주인공 우영우 변호사의 노력으로 천연기념물 지정예고가 이뤄진다.

실제로 이 나무는 창원시 대산면 북부리에 있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 나무다. 2015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화제가 되자 문화재청은 7월25일 이 나무가 천연기념물 지정가치가 있는지 조사해보겠다고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에 전국에 1만3772그루의 보호수가 지정돼 있다. 최고령은 울릉도에 있는 수령 2000년 추정 향나무다. 보호수로 지정되면 부근 개발 행위가 제한되고 훼손 시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보호수로 지정돼도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개발과정에 보호수 지정이 해제되기도 하고, 옮겨 심어져 죽기도 한다.

그동안 자폐자에 무관심한 사회였듯 수령이 오래된 나무에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훼손되는 일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2016~2019년에 종묘와 창경궁의 연결 통로를 만들며 30~40년 된 은행나무, 양버즘나무들이다. 개발도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하지만 오래된 수령의 나무 또한 인간과 같이 산소를 나누며 살아가는 생명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자폐 우와 보호수가 재인식되는 사례가 되어야 한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13.1%를 넘어선다. 시민들의 공감대가 크다는 증명이다. 평범한 나무야 개발에 밀릴 수 있다. 그렇지만 수령이 오래된 나무는 환경적 가치뿐 아니라 오랜 세월 한 장소를 지켜오며 그곳에 깃든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준 역사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개발이 우선이었다. 자폐아에 대한 인식도 편견이 앞섰다. 특정 지역에 장애우 학교를 세운다면 부동산값이 떨어진다는 이기주의가 앞섰다. 모든 장애우를 우리 주변에서 거부한다면 그들이 교육을 받기에 어려운 현실이 된다. 나와 이웃에 언제 어느 날 자폐아가 가족이 될 수 있다.

자폐자 중에는 천재가 있다는 사실을, 드라마를 통해서 경험한다. 서로를 보듬는 사회가 될 때 나와 이웃도 공동체라는 그늘에서 쉬게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 사회는 순간의 바람도 존재한다. 드라마가 그렇고 스포츠가 그렇다. 인기가 있는 곳에 박수가 있다. 그 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진다. 자폐우와 보호수가 그러한 순서가 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