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정치인의 수재현장 망언, 수재민들 두 번 울린다는 사실 직시해야
사설 / 정치인의 수재현장 망언, 수재민들 두 번 울린다는 사실 직시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22.08.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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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사당동 수해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그 옆에선 수재를 당한 상인들이 젖은 이불과 옷가지를 말리고 진흙을 걷어내며 쓸 수 있는 세간들을 찾고 있었다. 정말 이런 황당한 말을 접한 상인들은 얼마나 분노가 심했을까.

지난 8일부터 시작된 115년 만의 최악의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경기·강원에서 16명이 사망·실종되고 이재민도 398가구 570여명이 발생했으며 주택·상가 침수는 2676여동으로 재산 피해도 엄청나며 수재민의 아픔을 나누고 희망을 되찾아 줘야 할 어려운 시기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정말 이런 막말을 했는지 우리는 귀를 의심케 하고 있다. 가뜩이나 재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국민들의 엄청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는 시점에 터져 나온 김 의원의 망언은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진정 국민의 대표로서 망연자실한 수재민들과 고통을 함께하기는커녕 이재민과 국민들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홍보하는 사진을 찍기 위한 이 같은 처사는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하며 이런 사람은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이제 막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국민의힘의 진정성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저런 인식이면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국회의원들의 여론에 편승한 재해 현장 보여주기식 자원봉사는 오히려 민폐가 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번 국민의힘 봉사활동은 김 의원의 망언으로 오히려 하지 않은 것만도 못하게 됐다. 물론 김성원 의원은 12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 피해 복구현장에서의 실언에 대해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다시 한 번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대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김 의원의 망언에 대해 그에 상응한 출당 등을 포함해 국민의 분노와 실망이 치유되는 수준의 징계를 단행, 수재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뜩이나 20%대 국정지지율에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며 수재민의 아픔을 나누고 희망을 되찾아줘야 할 비상시기에 집권여당 소속 의원의 이러한 비상식적인 언행은 수재민을 두 번 울린다는 사실을 직시, 철저한 내부 기강 확립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