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18 정액에서 피가 나와요?
건강칼럼/ 생생상식 #18 정액에서 피가 나와요?
  • 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 승인 2022.08.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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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윤종선 원장
윤종선 원장

[시정일보] 지난 월요일 오후에 28세 남성이 걱정에 가득찬 표정으로 본원에 방문하였다. 한달전부터 정액의 색깔이 갈색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검붉은 핏덩어리가 섞여 나오면서는 이제 죽을 병이 걸렸구나 하는 불안감에 하루하루가 우울했다고 한다.

현재 발기가 되더라도 유지가 되지 않고 직장도 다녀서 뭐 하나 그런 생각으로 의욕 없이 지내다가 파트너의 손을 잡고 내원한 경우이다.

먼저 정액검사를 시행했는데 갈색으로 혈정액증(血挺額症) 또는 혈정증(血挺症) 으로 진단되었다.

1) 혈정증(hemospermia )이란?

기원전 400년경에 히포크라테스의 저서에서 언급된 아주 오래된 비뇨기과 증세 중의 하나이다. 사정액 즉 정액에 혈액이 혼합되어 암갈색으로 보이는 경우이다.

정액은 정낭에 보관되어 있다가 사정할 때 고환에서 생산된 정자가 부고환과 정관을 통해 이동하여 혼합되어 나오게 된다.

정액의 구성은 정낭에서 75%, 전립선에서 23% 그리고 소량의 쿠퍼액으로 이루어진다.

2) 혈정증의 발견

사정이란 음부신경을 통한 자극이 부고환 꼬리의 수축을 시작하게 하고 정관과 정낭 그리고 전립선의 연쇄 파동을 자극하여 전립선 요도의 구멍을 통해 방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액에 피가 나오는 것은 파트너가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본인은 물론이고 파트너에게까지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주는 질환이다.

피가 나오면 죽을 병 아닌가 하고 암을 바로 떠올리기 때문이다.

파트너도 마찬가지로 매독이나 에이즈 같은 성병 또는 암이 본인에게 전파된 것이 아닌가 하고 공포에 떨기도 한다.

그 외에도 자위행위를 하다가, 콘돔에 담긴 정액에 피가 섞여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기도 한다.

증상이 없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기도 하지만 사정 또는 배뇨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잔뇨감이 동반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3) 혈정증의 다양한 색깔

정상적인 정액의 색깔은 반투명한 유백색이다. 가끔 겔 형태의 덩어리가 나오는 것은 정상이며 밤꽃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혈정증은 검붉은 피가 나오기도 하고 새빨간 피가 나오기도 한다. 어떤 색깔이든 기분 나쁘고 무섭다.

검붉은 피는 이미 출혈된 피로 시간이 지나 정액과 섞여서 나오는 것이다.

새빨간 피는 현재 출혈이 있는 경우로 사정 시 정액과 같이 배출되는 것이다.

4) 혈정증의 원인

요도 후부, 전립선 또는 정낭의 염증, 종양 또는 결석이 원인이다.

대부분 전립선이나 정낭의 비특이성 염증 때문에 발생한다.

혈정액증으로 암 가능성은 3.5% 이다. 대부분 40세 이후 남성 환자이다.

혈정액증이 많이 나타나는 20~30대 남자들은 암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

5) 정액검사 소견

정자 운동성이 떨어짐

정자수 감소

백혈구 동반 흔함

6) 비뇨기과적 검사

소변과 정액 검사, 전립선특이항원 등 혈액검사를 한다.

필요시에는 전립선 초음파와 MRI 검사를 추가한다.

6) 혈정증의 치료

면역학적인 기능이 문제가 된 경우는 대개 몇 주 안에 자연 치유가 된다.

염증으로 인한 혈정액증은 4~12주간 약물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

사나이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정액에서 피가 나오면 정말 당황스럽고 무척 불안하게 된다. 심한 경우 심인성 발기부전에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혈정액으로 기질적인 발기부전이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

혈정증은 큰 병인 경우는 매우 드무니까 혼자 걱정하지 말고 비뇨기과에서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이롭고 대부분 치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