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초·중등 코딩교육 출발, 준비 철저히 하길
사설 / 초·중등 코딩교육 출발, 준비 철저히 하길
  • 시정일보
  • 승인 2022.09.0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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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교육부가 2025년부터 학교 코딩교육을 필수화 실시 대안을 밝혔다. 초, 중학교 정보교과 수업시간을 배로 늘리는 방침이다.

초등학교에서는 놀이식으로 코딩체험을 한다. 중학교에서는 기초원리와 실생활 문제 중심의 코딩 수업을 한다. 고등학교에선 진로, 적성을 참고해 학점제 형태로 진행을 하겠다는 것이 주요발표다.

장기적인 대안에서 대학의 디지털 첨단 분야 정원 증원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빅데이터·메타버스·클라우드·사물인터넷 등 8개 분야가 대상이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심사를 통해 증원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지금까진 대학이 정원을 늘리려면 교사·교지·교원 등 4대 요건을 100% 충족해야 했다. 앞으로는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정원을 늘릴 수 있게 된다.

반도체 등 첨단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는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를 부여한다. ‘마이크로 디그리’는 3~4개 과목을 들으면 관련 학위를 주는 단기 이수 과정이다. 하루 8시간 이상 등 집중 교육과정을 통해 첨단분야 디지털 인재를 조기에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희망하는 누구나 첨단분야 교육을 받도록 디지털 가상 캠퍼스 구축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코딩교육은 당장 2025년부터 실시하는 안이다. 3년 후가 된다. 과연 교원의 확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가다. 교육부에 따르면 매년 배출되는 정보 교과 교사가 약 500명이다. 이들로 코딩 수업을 감당할 수 없다. 현재 전국 3100여 중학교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곳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수업 시간을 2배로 늘리면 당장 중학교에만 3년 안에 1500명의 정보교사가 필요하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까지 더하면 적어도 5000명의 정보교사가 추기로 확보돼야 한다. 눈앞에 둔 코딩 수업의 현장에 어떻게 부족한 교사를 충원하겠다는 방안이 분명하지 않다. 대학의 정원을 늘리고 거기에서 배출되는 것은 최소 4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거기에 따르는 코딩교육의 내신이다. 대학입시에 어떻게 반영을 할지도 불투명하다. 코딩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으면 교육의 질은 물론 실효성에도 반감이 된다. 우리의 교육은 입시의 내신과 밀접하고 예민하다.

사교육 시장도 들썩인다. 코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어릴 때부터 코딩을 배워야 한다거나 코딩을 잘하면 대학에 쉽게 갈 수 있다는 광고도 적지 않게 올리고 있다. 교육부는 사교육의 과잉 선전과 현장 교육에 동떨어진 내용이 있다면 사전에 자제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

교육부는 정책을 시행할 때는 신중하고 준비된 발표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5세 입학발표를 했다가 거둬들이는 일들이 재현되면 안 된다. 여기에 코딩교육은 졸속처리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교육 정책의 발걸음인 만큼 정책에 신중은 물론 정부와 학교의 밀접한 소통의 대화가 필요하다. 이미 교육부는 농어촌지역 초등학교 1800개교에는 정보교육 소외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디지털 ‘튜터‘를 배치하는 것은 바람직한 계획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