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미래 바꿀 경제·행정·교육·문화 ‘4대 도약’ 프로젝트
성동 미래 바꿀 경제·행정·교육·문화 ‘4대 도약’ 프로젝트
  • 이승열
  • 승인 2022.09.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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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일 ‘3선 구청장’ 정 원 오 성동구청장에게 듣는다

 

정 원 오 성동구청장
정 원 오 성동구청장

 

‘2040 성동 도시발전기본계획’ 수립, 난개발 차단

사회통합, 양극화해소, 주민참여 ‘성동형 ESG’ 실천

‘직원 행복=구민 만족 행정’, 소확행 후생복지 개선

“남은 임기 4년 최선…향후 정치생각 없어, 쉼 필요”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가장 주목받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가운데에서도 서울 한강벨트라 불리는 11개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수성에 성공했고, 서울 유일의 3선 구청장이라는 영예까지 얻게 됐으니 말이다.

그는 민선 6기 초선 시절 ‘든든한 일자리 활기찬 경제도시’를 비전으로 내걸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면서, 성동구를 소셜벤처 등 사회적경제의 중심지로 성장시켰고, 특히, 전국 최초의 둥지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으로 ‘상생’을 실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민선 7기에서는 ‘더불어 행복한 스마트 포용도시’라는 비전 아래, 스마트쉼터로 대표되는 ‘스마트도시’ 정책, 전국 최초 필수노동자 및 경력보유여성 지원으로 대표되는 ‘포용도시’ 정책으로 전국 지자체를 선도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이제 새로운 성동의 미래 모습을 그린다. 그는 지난 5월, 향후 20년간 성동구가 지향할 도시의 미래상과 발전방향을 담은 ‘2040 성동 도시발전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4월에는 ‘지속가능도시 ESG 성동 선포식’을 개최하며, 코로나19 이후 사회통합, 양극화 해소,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 중요해졌음을 강조했다.

본지는 지난달 16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만나 민선 8기 이후 그가 그리는 성동의 모습을 함께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졌다. 그가 제시하는 핵심 키워드는 △지속가능도시와 ESG △4대 도약과 4대 핵심공간 △교육 개선 △행복경영 등이다.

 

- 좀 늦었지만 3선 구청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이번에 서울 유일 3선 구청장이 되셔서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많이 높아진 느낌이 있다. 앞으로 정치적인 포부가 있는지.

“감사하다. 이미 여러 번 얘기했지만, 이번 임기 4년간 최선을 다해서 제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고 쉬겠다는 것이 제 계획이고, 아직 변함이 없다. 사람이 10년 이상 달려오면 좀 쉬어야 한다.”

- 최근 <지속가능도시 ESG>라는 책을 출간하고 올해 초 ‘지속가능도시 ESG 성동’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지속가능’과 ‘ESG’를 민선 8기 성동구정의 핵심 키워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구에서는 성동형 ESG 실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청사진과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요즘 화두가 되는 ESG 행정은 지방정부가 공익 실현과 공동체 보호를 위해 필수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방향이 됐다. 공공부문의 ESG 도입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고, 도시에 대한 평가도 ESG 관점에서 이뤄지는 상황이다.

먼저 ‘E’(환경)는 요즘 누구나가 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사실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성동구에서 추진 중인 사업으로는 △다회용컵 공유서비스 △커피박 재활용 사업 △성동푸르미 재활용 정거장 사업 △성동 쓰레기 다이어터 양성사업 등이 있다.

‘S’(사회)는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풀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서비스를 탄탄히 펼쳐나가는 것이다. 소셜벤처기업 육성 등 사회적경제를 강화하고 스마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포용도시 정책을 통해 공감과 연대의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 구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필수노동자, 경력보유여성, 소셜벤처, 청년, 1인가구 등을 위한 정책들을 끊임없이 펼쳐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지속가능도시를 위한 다양한 실천과제는 ‘G’(거버넌스:협치)를 통해서만 온전히 구현될 수 있다. 구는 주민참여, 주민을 위한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구가 전국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 리빙랩 플랫폼 ‘성동구민청’,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한 리빙랩 사업 등이 큰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 지금도 민간단체, 대학, 연구기관, 소셜벤처, 사회적 협동조합과 함께 성동형 ESG 실천사업 공모를 진행하면서, 공공과 기업, 주민 3자 간 협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 지난 민선 7기를 마감하면서 ‘2040 성동 도시발전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기본계획과 앞으로의 추진전략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그리고 삼표레미콘 공장 완전 철거가 결정되고 서울숲 일대가 구민 품으로 완전히 돌아오게 됐다. 현재 공장 철거 진행 상황과 이 부지에 대한 청사진도 설명 바란다.

“그동안 기초지방정부의 가장 부족한 부분은 중장기 도시계획이 없는 것이었다. 도시가 난개발되지 않고 체계적으로 발전하려면 이러한 도시계획이 꼭 필요하다. 이 같은 방향에서 많은 전문가와 교수, 구청 직원들과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5월 ‘2040 성동 도시발전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앞으로 2년 안에, 기본계획을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을 만들 예정이다. 이번 기본계획은 경제, 행정, 교육, 문화 등 4가지 분야를 성동구 발전의 새로운 발판으로 집중 육성하는 ‘4대 도약’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한다. 성동구 내 4대 핵심공간을 선정해 공간별 특성에 맞는 특화 타운을 조성한다.

먼저 ‘경제 도약’을 위해서는 왕십리 일대의 성동구청, 성동경찰서, 성동광진교육지원청 등 행정기관을 이전하고, 최대 50층 규모의 복합개발이 가능한 이 부지에 대기업 등 업무시설을 유치해, 업무·상업·문화 기능을 갖춘 ‘비즈니스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성동구청과 성동경찰서 등은 현 소월아트홀 부지로 이전해, 행정기관과 다양한 생활SOC를 집적시켜 질 높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신 행정타운’을 조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행정 도약’이다.

‘교육 도약’은 2024년 이전이 완료되는 덕수고 부지를 다양한 교육지원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인근 한양대와 4차산업혁명체험센터 등 교육 인프라를 연계해 교육특구 성동을 상징하는 ‘교육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문화 도약’은 삼표레미콘공장 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를 통해 ‘문화·관광 타운’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삼표레미콘 부지는 성수동 일대와 서울숲, 한강변과 인접해 있는 최적의 입지로 개발이 매우 기대되는 곳인데, 구는 이 지역에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공연장,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과학미래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활용한 관광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한편, 삼표레미콘 공장은 오늘(16일)까지 불가역적으로 철거됐다. 모든 공장이 지상구조에서 사라졌고, 9월 말까지 지하 등 잔여 구조물 철거와 폐기물 반출이 완료될 것이다. 앞으로는 토지를 어떻게 사용할 건지 결정돼야 다음 단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와 삼표가 협의를 하고 구는 거기에 의견을 개진할 것이다.”

- 지난 3월 서울시가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으로 그동안 한계에 부딪혔던 도시계획 정책들이 돌파구를 찾게 돼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35층 높이 기준 규제 완화, 수변 중심 공간 재편, 보행일상권 도입 등이 핵심으로 보인다. 이 계획이 성동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지.

“성수전략정비구역은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 한강변 대규모 문화공원 설치 등 한강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수립한 정비계획이다. 지난 10년간 35층 높이 기준 규제에 막혀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어 왔으나, 이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된 높이 규제 완화 발표로 주민들의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35층 높이 기준을 폐지하고 용적률은 그대로 두되 건폐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개발하면 한강변의 고밀개발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앞으로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특색 있고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문화·산업·여가의 기능에 더해 수변공간까지 어우러진 성수동은 이번 도시기본계획에서 처음 제시된 ‘보행일상권’의 도입 취지와 효과를 기대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다. 성수동이 서울시민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동적인 도시공간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한다.”

- 지난 3월 ‘성동구 교육여건 개선 업무협약’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중학교 재배치, 성비 불균형 해소 등 교육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관련 내용과 앞으로의 비전을 소개해 주신다면.

“왕십리뉴타운과 금호동 지역은 재개발로 대규모 주거단지가 형성돼 젊은층이 유입되면서 학령인구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관내 중북부와 성수동 지역에는 학교가 밀집된 반면 이 지역에는 중학교가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이 지역에 중학교 설립을 추진하기로 협약한 것이다. 반면 성수동 지역은 소규모 중학교들이 입학생 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통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내 고등학생 남녀 성비 차이가 커, 일반계 남고 유치 등 남학생 비율 제고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교육여건 개선은 사회적인 합의를 만들어 내야 하는 부분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앞으로 성동의 미래를 만들어 갈 아이들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

- 구청 내부적으로는 지난 2월 ‘행복경영’을 선포하고, 직원의 행복이 구민 만족 행정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신다.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이 이뤄지고 있는지.

“지난 민선 6, 7기 8년간 성동구의 혁신 정책과 다양한 변화는 전 직원이 헌신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에 가능했다. 특히, 지난 2년여 기간은 모든 직원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현장에서 묵묵히 인내하며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에 구는 직원들의 복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소확행 후생복지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당직업무 경감 등 근무환경 개선, 연령에 따른 건강검진비 차등 지원, 현장행정 체험연수 기회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여행 지원을 늘리고, 장기재직 휴가 및 특별휴가를 확대하는 방안 같은 것도 고민하고 있다. 행복경영은 예산과 법령의 한계 내에서 비효율적인 것들을 없애 직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꿔주는 것으로,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 중이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

 

 

 

성동구청앞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스마트쉼터의 모습.
성동구청앞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스마트쉼터의 모습.

 

민선 8기에도 ‘스마트 포용도시’는 쭈욱~ 
스마트 횡단보도, 스마트쉼터 이어 ‘스마트 흡연부스’와 ‘스마트 빗물받이’ 구상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방정부가 지향해야 할 행정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할 사업을 구상하는 능력이 뛰어난 지방자치단체장이다. 거기에다 추진력까지 겸비해, ‘캡틴’이라 불릴 만한 자격을 갖췄다는 평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서울 유일 3선 구청장이라는 성과를 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민선 7기 초입에서 정원오 구청장이 내건 방향은 ‘스마트 포용도시’였다. 당시 ‘스마트도시’는 시대의 화두였고, 유행이었다. 정부는 물론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스마트도시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스마트도시는 첨단기술을 접목해 여러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도시를 말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적용해 도시의 안전, 교육, 보건, 의료, 교통, 환경 등을 최적화된 상태로 관리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도시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스마트도시만으로는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시민의 삶이 행복해지려면 ‘스마트 포용도시’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우리의 목적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하는 포용도시의 건설”이라며 “스마트도시는 이를 위해 채택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시의 혁신, 스마트시티 : 4차 산업혁명이 만드는 포용도시>라는 책도 냈다. 

여러 사업 중에서도 ‘스마트 횡단보도’와 ‘스마트쉼터’가 대표적이다. 두 사업 모두 당시 전국 최초로 선보인 것이었다. 성동형 스마트 횡단보도는 횡단보도에 여러 기능이 탑재된 시설물을 함께 설치해, 구의 통합운영센터와 연계, 원격제어, 빅데이터 분석, 교통 관련 데이터 자동 수집 등을 수행하는 통합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 보행자 및 차량을 센서로 감지해 야간시간대 횡단보도를 비추며 밝기까지 조절하는 ‘횡단보도 집중조명등’, 횡단보도 정지선 위반차량을 CCTV로 감지해 전광판에 주의문구 등을 자동 안내하는 ‘차량번호 자동인식’, 바닥을 주로 보는 스마트폰 이용 보행자의 사고를 예방하는 ‘무단횡단 금지 로고라이트’ 등이 적용돼 있다. 

‘스마트쉼터’는 성동구 내 버스정류장에 설치돼, 미세먼지와 한파·폭염에도 쾌적한 환경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각종 스마트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쉼터다. 버스·지하철 정보에 생활정보까지 제공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화면, 열화상카메라로 출입을 제어하는 자동스크린 도어, 천장 태양광 패널로 스스로 내부전력을 만들어 내는 무정전 전원장치 등이 적용돼 있다. 무료 공공와이파이, 휴대폰 충전기, 음료를 놓을 수 있는 간이 테이블, 의자 등은 기본이고, 한양대학교 음악치료과학과에서 개발한 쉼터 전용 음악이 흐른다.

스마트 횡단보도와 스마트쉼터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원오 구청장의 배려에서 나온 작품들이다. 그는 “횡단보도는 보행약자에게 가장 위험한 지역이어서, 버스정류장은 교통약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불편한 곳이어서, 그걸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여전히 ‘스마트 포용도시’를 실현할 스마트기술을 꿈꾼다. 이제는 약자 배려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갈등과 재난재해 해결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스마트 흡연부스’와 ‘스마트 빗물받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먼저 ‘스마트 흡연부스’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심각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 지금의 흡연부스가 담배연기를 차단하는 데 실패했다는 데서 착안해, 환경친화적이고 비흡연자도 싫어하지 않는, 스마트쉼터와 같은 흡연부스를 구상 중이다. ‘스마트 빗물받이’는 평소에 담배꽁초를 버릴 수 없도록 닫혀 있다가 비가 오면 자동으로 뚜껑이 열리는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악취와 수해를 모두 예방하는 방안이다. 정 구청장은 “두 가지 다 굉장히 어렵더라. 기술적으로 계속 착오를 내고 있다”라고 했다. 그의 말에서 이것들이 그저 구상에 그치지 않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기자는 그가 조만간 또 ‘히트상품’을 선보일 것을 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