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문제’ 재건축 신속 추진…적재적소 개발로 강남 진가 발휘
‘민생문제’ 재건축 신속 추진…적재적소 개발로 강남 진가 발휘
  • 정응호
  • 승인 2022.09.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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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그린 스마트 시티’이끄는 조 성 명 강남구청장에게 듣는다

 

조성명 강남구청장
조성명 강남구청장

 

[시정일보 정응호 기자] 강남 불패. 흔히 강남의 집값 상승을 빗댄 말이지만 그 이면에 그림자도 있다. 재건축에 발목이 묶인 지역 주민들이다.

강남에서 50년을 산 지역 토박이인 조성명 구청장은 열약한 주거 환경에서 사는 구민들의 고충을 가까이서 직접 보고 들어 왔기에 재건축 문제야말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민생고라고 본다. 그는 “외부에서는 강남 재건축이라고 하면 집값 상승, 부동산 투기 등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지역 주민에게는 안전한 주거 환경을 보장받는 문제”라고 소신을 밝혔다.

조 구청장은 임기 내 조속하게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이달 구민, 전문가, 구청이 모두 참여하는 ‘재건축 드림 지원 TF’를 출범한다. 민간이 진행하는 재건축 사업은 계획 수립부터 심의 단계까지 수많은 자료 작성과 제출, 법률 검토, 주민 동의 등의 과정이 더딜 수밖에 없는데 이 드림팀이 부스터 역할을 해 재건축에 속도를 붙인다. 그는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들과 전문가, 행정처리를 맡은 공무원이 모여 만든 드림팀이기에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강남구에는 재건축 51곳, 리모델링 8곳, 소규모 정비사업 23곳, 전통시장 3곳을 포함해 총 85개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치미도, 압구정지구 및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여러 규제에 발목이 잡혀 지지부진하던 강남 재건축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달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분과위원에서 제시한 보완사항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반색해 재건축 진행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개포동에 남은 마지막 저층 아파트인 개포우성 6차도 이달 재건축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고, 대치우성1차도 사업시행 인가 승인을 받았다. 강남의 재건축이 궤도에 오르는 분위기에 발맞춰 강남구의 재건축 드림팀은 재건축 순항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 기대된다.

지난 8월3일 영동대로 공사현장을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좌측).
지난 8월3일 영동대로 공사현장을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좌측).

 

역세권 주거시설 ‘콤팩트 시티’ 조성

도시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집을 고르는 우선 조건 중의 하나가 역세권이다. 강남구에는 환승역 11개, 단일역 17개, 위례~신사선 신규 개통역 2개를 포함해 총 30개소의 지하철역이 있다. 구는 이 지하철 역을 활용해 역세권 근처 주거 시설을 더 늘릴 계획이다. 조 구청장은 “이 역세권에 직주근접형 ‘콤팩트시티’를 조성하면 대도시의 주거 문제와 교통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콤팩트 시티’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하철역 주변 저개발 토지의 용도를 변경해 용적률을 높여 고밀복합개발을 추진한다. 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 선정·계약을 마치고 지난 7월부터 역세권 현황조사에 착수했다.

조 구청장은 “토지주로부터 용적률 증가분의 50%를 공공주택과 어린이집·체육시설·도서관 등 주민편의시설로 공공기여로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구는 지하철역 반경 250m 이내 지역을 면밀히 조사해 권역별 개발 방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첫 일과는 ‘구청장실 민원 챙기기’

조 구청장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챙기는 건 구청장실로 들어온 민원이다. 많게는 하루 30건까지 들어오는데 바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즉시 처리하고 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건 해당 부서에 처리하도록 인계한다. 꼭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민원인이 있다면 빠뜨리지 않고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를 “무엇보다 구민의 어려움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민원을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강남구에 필요한 것을 찾는 일이자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소통에 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의 소신에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상생의 가치가 담겨 있다. 민선8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바로 18개 단체 350명의 구민과 만나 소통한 일이었다.는 “구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문가라 생각한다”라는 그의 말은 구민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소통과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세텍에 ‘행정문화복합타운’ 건립

민선 8기 강남구 슬로건인 ‘그린 스마트 시티’는 첨단 기술을 적용해 인간과 자연 모두 공존하는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에 정체되지 않고 미래 도시의 비전을 보여주는 도시로 재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도시의 기능과 용도에 맞는 적재적소의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도시 계획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현재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100년 후 미래까지 대비할 수 있다. 조 구청장이 세텍 부지에 ‘행정문화복합타운’(G-plex) 건립을 주장하는 건 이런 맥락과 닿아 있다.

현재 강남구청의 행정 시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있어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조 구청장은 “행정시설을 한데 모아 행정복합타운을 만들고 거기에 문화시설인 공연장·체육관도 설립하는 것이 G-plex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행정문화복합타운 건립에 학여울 앞에 있는 세텍 부지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역세권이라 접근성이 좋고, 양재천과 탄천을 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갖췄고, 다양한 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넓은 면적이기 때문이다. 전망대와 공원을 갖춘 복합타운은 매해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쿄도청처럼 강남구의 랜드마크로 키울 수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구는 “시유지인 대치동 세텍 부지와 동부도로사업소의 토지를 구유지(강남구청, 국기원)와 등가 교환하는 방법을 서울시와 구체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동 일대는 영동대로 복합개발과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사업 등이 추진 중인 곳으로 MICE 산업 중심의 글로벌 도시로 재도약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국제교류복합지구에 속해 있는 (구)서울의료원 북측 부지에 임대주택 55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구청장은 “이 지역이 원래 용도인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맞게 국제업무, 전시 컨벤션 등 MICE사업의 거점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성동 일대는 현대차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로 글로벌 국제도시로 키워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강남구는 25개 자치구 중 임대주택이 세 번째로 많은 곳이며, 수서역 인근에 2507세대 규모의 행복주택을 조성하고 있다. 공공주택 건설 반대가 단순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의료원 부지 일대가 주거 인프라가 적은 곳이기 때문에 임대주택만을 고집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당초 계획한 대로 MICE 시설을 지어 지구단위계획에 맞게 도시 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난 8월11일 역삼1동 수해복구 지역을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가운데).
지난 8월11일 역삼1동 수해복구 지역을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가운데).

 

도심공항터미널 운영 재개 필요

도심공항터널 운영 재개를 주장하는 것도 삼성동 일대의 MICE 산업 시설의 핵심시설로서 입지적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1990년 문을 연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은 지난 32년간 인근 지역주민과 관광객, 해외를 오가는 수많은 기업인들이 이용해온 시설이다. 공항으로 가기 전 서울도심에서 탑승 수속과 수하물 처리, 출국 심사 등을 할 수 있고, 공항 직행 리무진도 이용할 수 있어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4월부터 금년 9월까지 임시 운영중단 중으로 9월 이후의 운영 재개가 불투명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조 구청장은 “앞으로 영동대로 복합개발과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이 되면 사업도심공항터미널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운영재개를 위해 국토교통부, 도심공항터미널 측과 적극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공항터미널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고자 2020년과 2021년 도심공항터미널의 교통유발부담금을 감면했고 올해부터는 부담금을 면제할 예정이다.

테헤란로 ‘로봇서빙·자율주행

수서ㆍ세곡 ‘로봇거점’ 육성

한편 조 구청장은 “강남구를 미래 사업을 이끌 역량 있는 도시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테헤란로에는 지금 로봇과 자율주행 차량이 달리고 있다. 코엑스 식음료 매장에는 서빙로봇 ‘딜리S’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고, 내년에는 배달로봇도 만날 수 있다. 또 현대·기아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시범 운행 중이다. ‘AI·5G 기반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 공모에 선정을 시작으로 구는 테헤란로 일대를 로봇거리의 메카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강남구 수서-세곡 일대에 ‘강남 로봇거점지구’가 2027년 준공 예정이다. 로봇 분야의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강남 ICT·로봇 리빙랩(강남구 자곡동 소재)을 시작으로 이곳은 서울로봇테크센터, 로봇인재육성센터, 로봇테마공원, 로봇도서관 등이 들어선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로봇연구기관과 기업이 모두 강남구로 모이는 것이다. 무엇보다 강남구의 뛰어난 교통·투자 인프라를 활용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창업메카 ‘청년취업창업센터’ 개관

강남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벤처기업이 많은(2338개사) ‘스타트업의 메카’이다. 이 점을 인정받아 올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조 구청장은 “오는 10월 촉진지구 내에 ‘강남취·창업허브센터’를 개관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강남스타트업센터, 강남청년창업지원센터 비즈니스관, 포바관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창업지원 시설을 한곳에 모았다. 38개사 184명이 이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 입주공간을 마련해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고, 멘토링·투자자 매칭 등 초기 창업자에게 필요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2년까지 제공한다.

 

지난 14일 개관한 강남미래교육센터를 찾은 조성명 구청장(우측).
지난 14일 개관한 강남미래교육센터를 찾은 조성명 구청장(우측).

 

우주체험 ‘강남미래교육센터’

창의적인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미래기술 평생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아동 청소년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기술을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강남미래교육센터’를 이달 14일에 개관했다. 센터의 체험존에서는 지자체 최초로 우주 체험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해 화성탐사대원 미션을 수행하고, 센터 내 ‘강남미래인재교육원’은 서울대학교 교수진 등이 직접 참여해서 개발한 과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관내 초·중·고 79개교에 노트북, 태블릿, PC, 전자칠판, 웹캠 등 필요한 스마트 기자재와 원격 수업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스마트 교실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로봇과 3D프린터를 갖추고 실습할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 공간 27개소를 조성했다.

비대면·무인 중심의 디지털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VR·AR 등 디지털 환경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는 이달 남노인종합복지관에 ‘강남 메타버스 체험관’을 개관했다. 앞서 6월에 강남시니어프라자에 ‘스마트 라운지’를 조성했고 올해 벌써 두 번째 미래기술 체험 센터를 개관한 것이다.

취약계층 집중지원 ‘강남복지재단’

‘상생의 가치’는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에서 드러난다. 강남구는 소위 부자 동네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양극화가 심하다. 25개 자치구 중 12번째로 많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생활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대로 임대주택이 더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 구청장은 강남복지재단을 개편해 복지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강남에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를 정착시켜 어려운 사람과 동행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또 주민등록과 실제 거주지가 달라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10월까지 ‘특별대책 TF팀’을 구성해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24시간 위기가구 핫라인 ‘드림콜’을 운영하고 위기 가구를 찾아내면 긴급지원, 돌봄서비스, 사례관리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한다.

 

영동대로 GBC 조감도.
영동대로 GBC 조감도.

 

대모산~양재천~탄천~한강 중심

자연속 걷고 싶은 녹지공간 확대

마지막으로 조 구청장은 강남구를 ‘자연 속에서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남구는 대모산부터 양재천, 한강까지 자연을 가까이 둘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 곳이다. 이런 천혜의 그린 인프라를 보존하면서도 구민들이 더 가까이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그린 스마트 시티의 비전이다.

구는 양재천 메타세쿼이아길, 대모산 무장애길, 봉은사 명상길, 도곡근린공원 ‘걷고 싶은 매봉길’을 꾸준히 조성해 왔다. 이번에 세곡동에 방치된 4만3968㎡ 부지를 ‘돌산체육공원’으로 조성해 오는 10월에 완공하고, 국기원, 어린이도서관이 있는 ‘역삼문화공원’을 지하에 주차장이 있는 도심형 테마공원 ‘역삼 휴가든’으로 새롭게 단장해 오는 12월에 새롭게 선보인다.

또 세곡동의 광평교~대곡교 사이의 끊어진 탄천 산책로를 신설하는 공사를 내년 2월 착공해 탄천 산책로에서 더 편하게 걸을 수 있게 된다.

조 구청장은 “인간, 기술, 자연이 어울려 동행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모산 입구 급경사지에 엘리베이터 및 데크로드를 설치해 무장애길과 연결해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도 더 가까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나 중증장애인 150가구에 ‘스마트 홈’을 연말까지 지원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또 구민들이 자연친화적 삶을 누릴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정응호 기자/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