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매사 유비무환의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시청앞 / 매사 유비무환의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 정칠석
  • 승인 2022.10.20 16:25
  • 댓글 0

[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天之機緘(천지기함)은 不測(불측)이라 抑而伸(억이신)하며 伸而抑(신이억)하나니 皆是播弄英雄(개시파롱영웅)하며 顚倒豪傑處(전도호걸처)라 君子只是逆來順受(군자지시역래순수)하며 居安思危(거안사위)하나니 天亦無所用其伎倆矣(천역무소용기기량의)니라.

이 말은 “하늘의 기밀은 아무도 측량하지 못한다. 눌렀다가는 펴고 폈다가는 다시 누른다. 이것은 영웅을 조롱하고 호걸들을 뒤엎어 놓는다. 그러나 군자는 천운이 역으로 와도 순리를 받아들이고 평온함 속에서 위태로움을 생각하기 때문에 하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운명론자들의 기우에 대해 순리로 사는 군자는 하늘의 운이 거꾸로 다가오더라도 그것을 순리로 받아들이고 또 평온함 속에서 위태로울 때를 생각하고 대비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없다고 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항상 행복할 때 불행을 생각하라고 했다. 또한 그는 행복할 때는 타인들의 호의를 쉽게 살 수 있고 우정도 도처에 넘치며 이는 불행할 때를 위해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울러 그대를 위해 지금 친구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어라. 지금은 높이 평가되지 않는 것이 언젠가는 귀하게 여겨진다고도 했다. 미련한 사람은 행복할 때 친구를 모르면 불행할 때 친구가 그대를 알지 못한다고도 했다.

작금에 들어 우리 군이 유사시를 대비해 설정한 전술조치선(TAL) 이남까지 북한 전투기가 내려와 위협 비행을 하는가 하면 탄도미사일 발사와 동해와 서해의 해상완충지역으로 560여발의 포사격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NLL 완충구역 내 해상사격과 훈련 금지, MDL 일대 비행금지 등 9·19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처사이다. 그러나 북한은 연일 미사일 발사로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오히려 “남측 포 사격에 대한 대응조치”라는 적반하장 입장을 발표했다. 군사적 충돌 위험을 막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2018년 남북이 약속한 9·19 군사합의까지 갈림길에 선 상황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 평화의 마지막 안전판이다.

작금과 같은 상황에서 합의마저 깨진다면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남북이 강 대 강 대결로 치닫고 우발적 충돌이 전쟁으로 번질 위험성마저 농후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돌파할 지혜를 모으기는커녕 정쟁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정말 국민의 대표가 맞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영토를 지키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여야는 북의 핵 위협 앞에서 즉각 정쟁을 멈추고 안보태세 확립에 총력을 모아야 할 때란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