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카카오 화재 정확한 원인 규명과 데이터 관리의 공공성 강화해야
사설 / 카카오 화재 정확한 원인 규명과 데이터 관리의 공공성 강화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22.10.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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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해 있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 다음의 서비스가 장시간 먹통 사태를 빚는 등 온 나라의 통신망과 금융결제망이 붕괴되며 인터넷 생태계 전반에 대혼란을 야기했다.

화재는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으나 카카오톡 등 서비스는 10시간을 넘긴 후에야 일부 기능이 복구되는 등 생활 전반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등 플랫폼 회사의 대규모 장애는 사상초유의 일이다. 카카오톡 마비로 자료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업무에 차질이 생겼으며 주말과 휴일에 필요한 교통,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은 결제시스템과 주문배송 기능 불통으로 주말 영업에 차질을 빚는 등 경제적인 피해까지 속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카카오는 동시다발적 서비스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데이터 백업체계와 재난 장애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카카오톡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는 인증이나 결제, 금융, 통신 등 주요 기간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데이터를 분할 백업하고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용자가 많은 IT 서비스는 여러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분산하는 이중화 작업을 통해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서버 이중화 관리조차 실제 비상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된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DR센터 운영이 의무화된 한국에서 이번 카카오의 장애는 한국 IT플랫폼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이번 화재로 지난 2018년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 사건 때 추진됐다가 인터넷 기업들의 반발로 무산됐던 인터넷데이터센터 국가재난관리기본계획의 재개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인한 관리 실태를 보면 기업 규모에 걸맞는 기술적 투자나 준비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알 수 있다. 작은 스타트업조차도 서버 이중화와 장애 시 대응전략에 대한 투자와 훈련을 하는데 카카오는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셈이다. 이는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데이터 관리의 책임을 개별 민간기업에만 맡긴 결과 인터넷 생태계의 대혼란을 야기한다는 위험성을 실감한 만큼 데이터 관리의 공공성 강화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차제에 정부와 국회는 데이터 관리의 취약성이 드러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이상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데이터 서버를 분산하고 실시간 백업체계를 갖추는 등 실효성 있는 재난 대비 매뉴얼로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