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사회적 약속은 누구나 실천해야 한다
시정칼럼 / 사회적 약속은 누구나 실천해야 한다
  • 권 혁 중 논설위원
  • 승인 2022.10.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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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혁 중 논설위원
권혁중 논설위원
권혁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우리는 태어나 수많은 종류의 약속을 하면서 살아간다. 물론 약속은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관계속에서 이루어진다. 인간은 누구나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사물을 익히고 사람과 사귀게 됨으로써 사회에 편입하게 된다. 사물마다 고유한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약속을 익힘에 따라 개별자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주관적 본능의 세계에서 객관의 세계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만일 이 사회적 약속을 한 개인이 임의로 변형하거나 파기해버릴 경우 그는 타인과의 의사소통의 회로를 잃어버리고 고립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사회적 약속은 자신만이 독점하는 가치가 아니다. 그래서 국가가 규범이라는 사회 공동체 틀을 만들어 사회적 약속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규범은 영원불변한 것은 아니고 시대 상황에 따라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 규범이 변화해도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근본적 사회적 약속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선택한 리더(지도자)들은 사회적 약속을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 물론 이것을 공약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약속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약속(約束)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약속은 깨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키라고 있는 것이나, 깨질 가능성 또한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약속은 대부분 친한 사람 등과 만남을 가지기 위해 하는 약속이 다. 당연하지만 별거 아닌 약속이라 할지라도 어기면 다른 사람의 신뢰를 잃게 되므로 일단 해둔 약속은 가능한 한 지키고 늦지 않는 게 좋다.

우리는 사회적 약속을 규범이라는 틀속에만 존재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규범에 없는 사회적 약속이 더 중요한 이유는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에는 불신을 받거나 사회생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정치행태를 이식받으면서 지도자를 선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가 선택한 지도자들은 유권자들에게 선언한 약속을 잘 지키고 이행하고 있을까? 유권자는 이들이 한 약속에 대한 책임과 이행을 평가하고 있을까?

국가는 어느 한 사람이 이끌어가는 것은 아니다. 어느 철학가의 말처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사회적 동물이라는 의미는 ‘사회를 형성하여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함께 어울려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렇게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동물’이라는 의미이다.

정치적 동물이라는 의미는 ‘인간이 가족, 마을, 국가 단위로 모여 살게 되었다. 하지만 모두가 직접 나라를 운영할 수는 없기 때문에 투표를 통해 나라를 운영할 대표를 선출한다’는 의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신이 아닌 바에야 짐승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회적 약속은 선거를 통해 지도자로 선택받은 사람이나 이들을 뽑아준 유권자나 모두가 지켜야 할 신성한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택한 지도자들은 유권자(국민)와 한 약속은 철저하고 성실하게 지키지 않는 걸까? 이제 우리 유권자(국민)도 지도자(리더)가 한 약속이 헛된 약속인 공약(空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회적 약속을 누구나 지키고 실천하는 사회가 바로 선진화한 민주사회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