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어리석은 자 자기 마음을 혓바닥 위에 둬
시청앞 / 어리석은 자 자기 마음을 혓바닥 위에 둬
  • 정칠석
  • 승인 2022.11.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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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讒夫毁士(참부훼사)는 如寸雲蔽日(여촌운폐일)하여 不久自明(불구자명)하며 媚子阿人(미자아인)은 似隙風侵肌(사극풍침기)하여 不覺其損(불각기손)이니라.

이 말은 ‘남을 참소하고 헐뜯는 사람은 마치 조각구름에 햇볕을 가리는 것과 같아 머지않아 스스로 밝아진다. 아양 떨고 아첨하는 사람은 마치 문틈으로 새어드는 바람이 살결에 스며드는 것과 같아 그 해로 움을 미처 깨닫지 못 한다’는 의미이다.

인도의 격언 중에 어리석은 자는 자기 마음을 혓바닥 위에 두고 현명한 자는 자기의 혀를 마음속에 둔다고 했다. 그토록 가벼운 혓바닥 위에 마음을 둔다면 이미 스스로를 내다버린 거나 다름없다. 그런 사람들 입에서 남을 시기하고 헐뜯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바로 그런 사람들의 혓바닥을 통해서 아양과 아첨들의 말이 쏟아져 나온다. 그대의 혀를 그대의 마음속에 두라. 그대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거든 단 한마디의 말도 내뱉지 말라. 그대가 내뱉는 한마디의 말이 지구를 한바퀴 돌아 그대 심장에 와서 꽂히게 될지 누가 아는가. 말은 날개를 달긴 하지만 결코 의도된 방향으로만 날아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싶다. 항상 자신이 그 말의 풍향계 역할을 겸해서 해야 할 것이다.

작금에 들어 이태원 참사 이후 소셜미디어에 현장의 참혹한 사진들이 올라오는가 하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비방글과 댓글까지 노출시켜 국민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 참사가 발생하자마자 일부 야당 성향의 블로그나 카페는 현 정부와 서울시장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부채질을 하듯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고 주장하며 윤석열 대통령 사퇴를 요구했다. 용산 대통령실에 경호 인력이 집중돼 이태원에 안전요원을 제대로 배치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남 부원장의 글은 30분 만에 삭제됐고, 민주당도 개인의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MBC PD수첩 제작진은 소셜미디어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 대응을 고발할 제보를 기다린다는 공지를 냈다.

애도와 수습이 필요한 시기에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듯한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때 극단적인 정쟁과 무분별한 유언비어를 확산, 상대방을 겨냥한 혐오와 증오를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으며 더 이상 국민들의 아픔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추구하려는 세력들은 이 땅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자기 마음을 혓바닥 위에 두고 현명한 자는 자기의 혀를 마음 속에 둔다고 한 인도의 격언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며 우리는 일부 인사들의 속보이는 언행에 대해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