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심상치 않은 고병원성 AI 확산, 방역강화로 대처를
사설 / 심상치 않은 고병원성 AI 확산, 방역강화로 대처를
  • 시정일보
  • 승인 2022.11.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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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예년보다 빠르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돼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18일 경북 예천지역 씨오리 농장에서 AI H5N1형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환경부 등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 등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병원성 AI 방역 강화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수본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인중 중수본 상황실장(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긴급 방역 상황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회의엔 농식품부·행안부·환경부·농림축산검역본부·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 관련 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석했다.

고병원성 AI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 북중미, 아프리카 41개국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유럽은 올해 들어 가금류 5000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AI는 해년 마다 발생하고 있다. 이른 발생은 가금류의 가격이 폭등하는 등 물가폭등까지 가져온다. 제대로 막지 못한다면 2016년~2017년과 2020년~2021년 ‘AI 사태’ 때처럼 닭과 오리 수천마리를 살처분하는 불행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미 국내 닭고기와 달걀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축산물 품질 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 18일 기준, 육계(1kg)는 오름세를 보인다. 1년 전에 비하면 35.6% 급등했다. 달걀(특란 30구 한판) 도매가격은 5524원으로 한 달 새 4.4%, 1년 만에 11.8% 뛰었다.

정부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김인중 중수본 상황실장은 회의에서 “행안부는 가금농장별 전담 관제 이행 상황 점검 및 관계기관 방역상황 합동점검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환경부는 야생조류 검사 관련 정보 공유와 철새도래지 출입 통제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자체에 대해선 가금농장 차단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일제히 점검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 상황실장은 “ 사육 농가는 AI 예방·확산 방지를 위해 농장진입로 생석회 도포, 축사 출입 전 손 소독, 장화 갈아신기, 축사 내·외부 매일 청소 등 농장 소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하면서, “사육 가금에서 폐사·산란율 저하 등 고병원성 AI 의심 증상을 확인하면 즉시 방역 당국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발 빠른 대책에 농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축산농가의 책임방역의식이다. 농가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인 예찰활동을 해야 한다.

아울러 방역 수칙 미이행 적발시 살처분 보상금 삭감 등 불이행에 조치를 받는 사례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농가에 불필요한 차량 출입도 자제가 필요하다. 불가피한 차량 출입 시에는 소독기와 고압분무기의 2단계 소독도 요구된다. 철새도래지와 지역 축제 행사 참석도 될 수 있는 대로 자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해와 같은 달걀 파동이 일어나게 된다. 지난해에는 1만 원에 육박하는 ‘달걀 파동’에 유관 업체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소비자물가가 가뜩이나 가파르게 오르는 현실에 육가파동이 가세하게 되면 또 한번의 물가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다. 2021년 소비물가는 전년 대비 2.5% 상승했는데, 올해 소비물가는 그 두 배가 넘는 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