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산책/ #2 감사하는 생활의 위력
인문학 산책/ #2 감사하는 생활의 위력
  • 현외성 경남평생교육연구원장
  • 승인 2022.12.1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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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외성 | 경남평생교육연구원장, 사회복지학 박사
현외성 연구원장
현외성 연구원장

[시정일보] 우리는 살아가면서 흔히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영어를 배우면서 우리는 “Thank you.”, “Thank to”라는 말이 얼마나 자주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는지 알고 있고 경험하기도 한다.

영어권에서 감사라는 말은 우리말 보다 훨씬 더 자주 사용되고 감사라는 말 자체가 다양하게 발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결과이겠지만 그 배경을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감사합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상적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감사”가 단순히 하나의 용례로써만 사용되고 그치는 말인가?

그렇지 않고 “감사”라는 말과 글이, 사용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에게 어떤 큰 효과와 위력을 지닌 것인가? 최근에는 “감사”와 관련하여 ‘감사 심리학’이란 학문적 연구단체가 생길 만큼 감사는 특별한 의미와 파급효과를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데보라 노빌이 쓴 『감사의 힘』(2008)은 자신이 ‘감사의 힘’에 대하여 과학적 근거와 사례, 실험을 통해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방송기자로 심층 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30년 넘게 일해오며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다루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언제나 쉽지만은 않았다. 사고로 뇌를 다친 아이를 둔 어머니, 난치병과 싸워 이겨낸 여성, 고난을 극복하고 위대한 성취를 이뤄낸 사람 등을 만났을 때 그러하였다.

그토록 가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긍정적인 태도로 오히려 즐거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에 찬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세상에는 고마워할 일이 너무도 많거든요.”

그들은 어떤 가슴 아픈 일이 생기더라도 감사할 줄 아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들에게 감사하는 태도는 오래된 습관과도 같았다. 저자는 처음에는 여러 사람이 말하는 ‘감사의 힘’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새 그 힘의 과학적 근거를 취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고,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실험과 분석한 내용에 대해 취재를 하였다. 그 과정에서 전율을 일으킬만한 대목을 찾아냈다.

언어와 피부는 다를지라도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와 민족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말의 순서가 똑같다는 사실이다. ‘엄마, 아빠’ 다음으로 가르치는 말이 ‘고맙습니다’였던 것이다. 대체 ‘고맙습니다’가 왜 그토록 중요했을까.

그 속에 어떤 지혜가 깃들어 있기에 인류는 그토록 강조해가며 후세에 일깨워주려 한 것일까. 우리는 행복을 좇고 있지만, 행복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할수록 행복해진다고 주장한다. 위대한 성공도 이 사소한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 같은 주장이 어떤 근거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러 사례와 실험을 통해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감사가 가진 긍정적인 효과의 사례를 3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당신에게, 두 번째는 세상에, 세 번째는 나에게 돌아오는 효과를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예시하고 있다.

첫 번째 부분에서 제시한 사례에는 윌 톰슨이라는 청년의 이야기이다. 윌은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하고 동네 건달로 지나다가 오토바이 뒤에 여자친구를 태우고 돌아다니는 게 너무 멋져 보여서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뉴욕 근교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웨이터 보조로 일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빈둥거리며 품행이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렸다. 식당 보조 웨이터가 창피하지만, 윌은 오토바이를 사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일을 맡았다.

윌은 일이 끝난 후 지배인이 말하는 잔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는 다른 웨이터들과는 달리 곰곰이 생각했다.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라. 고객이 우리에게 월급을 준다.

고객이 있기에 우리가 즐겁다.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사할수록 나의 미래가 밝아진다.” 윌은 이 네 가지 감사의 원칙을 마음속으로 외는 습관을 가지고 무례한 손님이나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잘 대하였다.

그 후 윌은 오토바이를 구입할 돈을 모으고도 식당 일을 여전히 하고 있는데, 그는 그 일에 흠뻑 빠져버렸기 때문이었다. 고객들의 인기투표에서 매달 1위를 차지하였고, 그를 칭찬하는 엽서와 메모가 사장의 책상 위에 수북이 쌓였다.

윌은 그런 고객들에게 더욱 고마움을 느꼈다. 윌은 사장의 배려로 야간대학에 진학하여 경영학을 공부했고, 학위를 땄을 때는 부지배인으로 승진해 있었다.

식당일을 그만둔 뒤로 경영대학원에 진학했고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최고의 기업들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금 그는 전용 비행기로 미국 전역을 출장 다니며, 휴일에는 페라리를 몰면서 여가를 즐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였기 때문에 인생의 행운이 따라왔다. “감사합니다”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마디에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고 실험으로 사례로 입증되었다.

『감사의 힘』에 나오는 사례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대학 심리학과 교수 에먼스 교수와 마이애미대학교 심리학과 매컬로프 교수가 감사하는 태도가 사람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하여 실험을 한 내용이다.

자원봉사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 첫째는 기분 나쁜 일, 둘째는 감사할 일, 셋째는 일상적인 일과 관계되는 말과 행동에 집중하도록 하였다. 1년 동안의 심층분석 끝에 두 교수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감사하는 태도를 갖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 실험 참가자들이 겪은 주요한 변화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삶에 대해 더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 낙천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 활력이 넘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 열정적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 결단력이 강해졌다. ▲ 다양한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 유머 감각이 생겼다. ▲ 힘든 일을 처리하는 데 자신감이 붙었다. ▲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 숙면을 취하게 되었으며, 눈에 띄게 건강해졌다. ▲ 인생의 목표를 수립했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게 되었다. ▲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 대해 시기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 일을 체계적으로 하는 사람이 되었다. ▲ 보다 창조적으로, 그리고 열린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되었다. ▲ 어려운 상황에도 더욱 탄력적으로 대처하게 되었다. ▲ 스트레스에 강해졌다. ▲ 가족 관계가 돈독해졌다. ▲ 신앙심이 깊어졌다.

저자인 데보라는 매일 감사 노트를 쓰게 되면 얻게 되는 좋은 점을 두 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오늘 잘된 일과 잘못된 일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잘된 일을 통해 자신을 격려할 수 있고, 잘못된 일을 통해 반성하고 발전을 도모하게 된다.

둘째로는 지나간 과거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할걸’ 등의 후회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현재에 대해 긍정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감사 노트를 통해 마음을 지나간 과거에서 벗어나 안전 지역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으며, 자신의 삶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있는 여러 가지 사례 중에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감사의 힘’은 연습할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으며, 연습을 통해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만 교수와 피터슨 교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특성을 연구하였다. 핵심적인 특성들 가운데 3가지를 손꼽는다면 희망, 사랑, 그리고 감사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그중 감사하는 태도는 개인적 노력 여하에 따라 가장 키워가기 쉬운 유일한 요소라고 한다. ‘감사의 힘’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어주고, 미세한 것도 즐겁게 관찰하도록 만들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하게 해 준다.

그래서 삶은 축복으로 바뀌고 매 순간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책의 끝에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소극적으로는 세상에서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고 살아남기 위한 비밀의 방패이며, 적극적으로는 사람들과 어울려 도움을 주고받으며 행복을 불러내는 마법의 주문이라고 결론 짓고 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자주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일상의 삶 속에서 감사할 것을 찾고 감사 노트를 적어봅시다. 그리고 우리에게 일어날 놀라운 삶의 변화와 행복을 맛보기를 기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