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정치는 국민 지지 잃으면 모든 것 잃게 돼
시청앞/ 정치는 국민 지지 잃으면 모든 것 잃게 돼
  • 정칠석
  • 승인 2022.12.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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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詩云(시운), 殷之未喪師(은지미상사)는 克配上帝(극배상제)러니 儀監于殷(의감우은)하면 峻命不易(준명불역)하리라 하였으니 道得衆則得國(도득중즉득국)하고 失衆則失國(실중즉실국)이라.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詩經(시경)의 시에서 읊기를 옛날 은나라가 대중의 지지를 잃지 않고 창성했던 것은 상제의 뜻에 맞게 정치를 잘 시행했기 때문이니 그런 은나라의 경우를 귀감으로 삼는다면 주나라가 이어받은 천명은 변함없이 영원히 이어지리라 하였으니 이는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 나라를 얻게 되고 대중의 지지를 잃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는 의미이다.

詩經(시경) 大雅(대아) 文王(문왕)편의 시다. 주나라가 천명을 받아 천하를 차지하였으니 천명을 영원히 보존하려면 마땅히 이전 은나라의 경우를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다. 즉 이제는 망했지만 은나라라도 천하의 종주로 천명을 받은 때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대중의 지지여하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왕에 이르러 대중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에 은나라는 결국 망한 것이다. 천명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民意(민의) 즉 대중의 지지 여하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안다면 통치자는 겸허하게 민의 즉 대중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교수신문이 2022년 한국 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택했다. ‘과이불개’는 ‘논어’의 ‘위령공편’에 처음 등장한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고 했다. 이는 잘못과 과오를 저질러도 반성하거나 고치려 하지 않는 즉 소인배 정치를 하고 있는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질타한 것이다. 결국 방점은 ‘고쳐야 한다’는 데 있다. 공자가 제자 중에 안연을 특히 좋아한 이유는 그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기 때문(불이과 不貳過)이다.

하지만 오늘날 정치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이전 정부는 더했다”거나 무턱대고 “야당 탄압”이라고 우기는 식이다. 더 하고 덜 하고도 없이 여야가 똑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필요하면 국민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민을 위한 민생은 없고 당리당략에 골몰해 국가의 미래보다 정쟁만 앞세우고 있다. 올해 교수들이 선정한 사자성어인 ‘과이불개(過而不改)’가 우리 사회의 모든 지도층 인사들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단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