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산책/ #4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가?
인문학 산책/ #4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가?
  • 현외성 경남평생교육연구원장
  • 승인 2022.12.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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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외성 | 경남평생교육연구원장, 사회복지학 박사
현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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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행복은 모든 사람의 소망이고 관심이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아마도 행복은 늘 생각되고 이야기된 소재라고 판단된다. 철학, 신학, 문학, 종교학, 인류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등 모든 학문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일상의 시민들 이야기, 신문, 매스컴 등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주제이다. 또한, 어느 시기 어느 국가에서도 행복은 개인, 가족, 집단, 조직에서 취급되는 흥밋거리이다.

20세기 유명한 철학자 수학자인 러셀은 다양한 분야의 저서를 집필한 저술가 사상가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러셀은 1950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겪는 불행이 일부분은 사회제도에, 일부분은 개인적인 심리에 그 원인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개인적인 심리도 사회제도의 산물일 수 있다고 한다.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 필요한 사회제도의 변혁에 대하여 자신은 서술한 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에서는 행복과 관련된 개인적인 측면에 대해서 서술하고자 하였다.

러셀은 극단적인 외부요인 때문에 불행해진 사람들은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일용한 양식과 몸을 누일 곳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소득, 일상적인 육체 활동이 가능할 정도의 건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였다.

즉 보통사람들의 불행과 행복에 대하여 이 책이 논의하고자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은 문명국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날마다 겪고 있는 일상적인 불행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하였다.

분명한 외적 원인이 없으니 달아날 길이 없는 것 같고, 달아날 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참아내기 힘든 불행을 치유할 방법을 제시하는데 이 책의 목적이 있다고 하였다.

이런 불행은 대부분 세계에 대한 그릇된 견해, 잘못된 윤리와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데, 이런 요인들은 인간이 누리는 행복이 근본적으로 의존하기 마련인 열정과 욕구를 짓뭉갠다.

이런 불행은 개인의 힘으로 좌우할 수 있고, 러셀은 보통의 운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변화의 방법을 제안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자신 역시 젊은 시절에 힘든 시기를 거쳤다고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먼저 소개하고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은 나이 들어 현재는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 비결은 자신이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어 대부분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을 즐기게 된 주된 비결은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는 데 있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죄와 어리석음, 결점을 깊이 생각하는 데에서부터 벗어나 자신에 대한 결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법을 배워나갔고 외부의 대상들, 즉 세상 돌아가는 것, 여러 분야의 지식 그리고 자신이 호감이 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외부에 대한 관심은 어떤 활동을 할 마음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관심이 살아 있는 한 결코 권태를 느끼지 않는다고 하였다. ‘행복의 정복’은 크게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불행의 원인에 대해서 2부는 행복의 원인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제1부의 불행의 원인에서는 자기 안에 갇힌 사람, 이유 없이 불행한 사람, 경쟁, 권태와 자극, 걱정과 피로, 질투(의 함정), 불합리한 죄의식, 피해망상, 여론에 대한 공포 등을 통해 흔히 보통사람들이 불행한 몇 가지 원인들에 대하여 서술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합리적인 설득을 시도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행복의 원인을 기술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인간이 느끼는 행복, 열정이 행복을 만든다, 사랑의 기쁨, 가족(혹은 좋은 부모), 일하는 사람이 덜 불행하다.

폭넓은 관심과 튼튼한 인생, 노력과 체념 사이 그리고 나는 행복한 존재라는 등 몇 가지 일반인들이 흔히 일상생활상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러셀의 글 중에서 불행과 관련된 내용 한 가지를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제1부의 불행의 원인을 기술한 글 중에서 경쟁에 대해서 러셀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경쟁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행복의 주요 원천임을 강조하는 세태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교육 역시 경쟁에서 이기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서양 사회에서 경쟁을 강조하고 승자만이 존경받는 데에서 교양은 실추되고 감성과 지성은 상실되고 의지만을 키우는 결과만을 가져왔다. 경쟁을 중시하는 세태와 철학 때문에 사회와 개인의 삶이 오염되었고 조용히 신경을 안정시키는 여가는 권태로운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래서 여가의 경우도 끊임없는 가속이 필요하고 그 종착점은 마약 복용과 탈진상태가 될 것이다.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건전하고 조용한 즐거움을 인생의 균형 잡힌 이상형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제2부의 행복과 관련된 글 중 한 가지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폭넓은 관심이 튼튼한 인생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한다. 러셀은 어떤 사람이 가진 주된 관심이 아닌,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그 사람의 마음을 채우면서 보다 중요한 주된 관심사 때문에 생기는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는 여러 분야에 관한 폭넓은 관심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러셀은 자신의 생활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태도는 불행과 피로 그리고 정신적인 긴장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로 말미암아 의식적인 정신은 불안감과 걱정을 빚어내기 마련인 문제들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 잠재의식 속의 사고가 서서히 지혜를 성숙시키고 있는 동안에도 의식적인 정신은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결코 쉬지 못한다.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은 결국 자극에 민감해지고, 분별력과 균형감각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감정을 피곤하게 하거나 잠재의식과 의식을 사로잡을 만큼 자극적이지 않은 휴식과 활동이 중요하다.

경기를 관람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골프를 치거나 하는 등의 오락과 체육활동은 유익하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전문분야와 다른 책을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해도, 깨어있는 동안 줄곧 그것만 생각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관심사 폭넓은 관심사는 위와 같이 긴장을 이완시키는 유익이 있는 동시에 사람들로 하여금 균형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라도 자기 나름의 일과 관심사에 집중하고 몰입하다 보면, 세상과 우주, 삶의 여정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에 몰입함으로써 삶의 작은 부분에 편향된 생활을 할 수 있다.

소위 전문분야란 이름이 보다 넓고 다양한 세계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대한 우주와 철학, 삶과 정신에 대하여 알고 느껴 본 사람은 비열한 행동이나 이기적인 행동을 하거나 사소한 불행에 안달하거나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에 대하여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폭넓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주는 유익은 불행을 극복하는 능력이 다르다는 점이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삶이 좌절할 때도 있고 행복한 생활도 꼬일 때도 있고 불운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고 슬플 때도 있는데, 이때 폭넓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고 넓고 깊은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이러한 어렵고 힘든 때를 새롭게 전환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생을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다.

쉽게 불행과 불운에 압도당하지 않고 다양한 인생과 세계에 관한 관심사는 좌절로부터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이 크다는 유익이다. 러셀의 ‘행복의 정복’, 실로 보통사람들이 직면할 수 있는 행복과 불행을 쉬운 단어를 사용하면서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설명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합리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평범하고 잔잔한 내용이면서 깊은 울림을 주는 러셀의 행복론을 일독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