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편백한 태도는 참다운 면목 파악에 걸림돌
시청앞 / 편백한 태도는 참다운 면목 파악에 걸림돌
  • 정칠석
  • 승인 2023.01.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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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所謂齊其家在修其身者(소위제기가재수기신자)란 人(인)은 之其所親愛而 焉(지기소친애이벽언)하며 之其所錢惡而 焉(지기소전오이벽언)하며 之其所畏敬而 焉(지기소의경이벽언)하며 之其所哀矜而 焉(지기소애긍이벽언)하며 之其所傲惰而 焉(지기소오타이벽언)한다.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이른바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은 자신을 수양하는 것에 달려있으며 사람은 자기가 친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것에 따라 편파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고 자기가 천하게 여기고 미워하는 것에 따라 편파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고 자기가 어렵게 여기고 경외하는 것에 따라 편파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고 자기가 불쌍히 여기고 가련히 여기는 것에 따라 편파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고 자기가 오만이 여기고 업신여기는 것에 따라 편파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이다.

격물·치지로부터 성의·정심을 거쳐 수신에 이르기까지는 개인의 일이며 제가·치국·평천하는 그 개인이 모여 이뤄진 사회의 일이다. 그러나 이는 명목상의 구분일 뿐 실제로는 개인과 사회의 뚜렷한 경계를 지을 수가 없다. 사회에 밝은 덕을 밝히는 첫걸음인 제가 즉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이 결국 자기수양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작금에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사들의 실명과 소속·얼굴 사진 등을 담은 자료를 만들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이런 일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조국 사태가 일어나자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의 신상정보가 온라인 등에서 노출되며 무차별 인신공격으로 참담한 인격살인을 한 적이 있다. 검찰이나 사법부의 수사나 판결이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른바 좌표를 찍어 괴롭혔다. 민주당의 검사 16명의 실명과 사진, 지휘 계통 정보를 담은 소셜 미디어용 자료 공개는 그 저의가 의심된다고 할 수 있다.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지지층의 옹호를 받아 수사검사들을 압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의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이 나라 법치를 무너뜨리는 중차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강요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타인을 비난하는 행위는 전체주의 발상으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