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창인 하이택시 대표 “위기의 택시, 새로운 번영 반드시 이끌 것”
[인터뷰] 한창인 하이택시 대표 “위기의 택시, 새로운 번영 반드시 이끌 것”
  • 전안나
  • 승인 2023.01.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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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를 가장 잘 아는, 그래서 위기해결의 적임자로 평가
한창인 하이택시 대표가 28일 본지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법인택시 업계가 직면한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사진=전안나 기자)
한창인 하이택시 대표가 28일 본지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법인택시 업계가 직면한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사진=전안나 기자)

[시정일보 전안나 기자] “코로나 습격, 개인택시 3부제 해제, 유가보조금 감소 등 택시업계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데, 거대 플랫폼까지 공습해 옥죄고 있습니다. 택시대란이 일어났는데 법인택시는 기사를 못 구해 택시를 주차장에 방치한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탁상행정의 실패를 드러낸 전액관리제로 수입이 떨어진 택시기사들은 택배나 배달업으로 이직행렬에 줄을 서고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도 아니고, 이상한 서울의 택시인가요?” 

한창인 하이택시 대표는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격정을 쏟아냈다. 동네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이었지만, 택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힐 때는 메이저리그 투수처럼 묵직한 돌직구를 던졌다. 한 대표는 자타공인 택시 프로페셔널로 불린다. 프로답게 현안에 대한 예리한 지적으로 통해 대한민국의 택시 업계의 현실을 드러냈다.

한 대표의 이력이 궁금해졌다. 서울시에서 20여년을 공직자로 교통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중앙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택시회사 운영 등 소위 문무를 겸비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전대미문 위기 속에서도 업계를 대변하고 노력해야 할 조합과 연합회의 무능과 무사안일에 대해 참담한 심정도 드러냈다. 1월 31일 예정인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그는 포부를 들어보았다.

◆개인택시 3부제 해제로 인한 생계 타격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교섭으로 대응”

한 대표가 인터뷰가 시작되자 마자 언급한 문제는 바로 택시 업계의 생계문제다. 

지난 22년 11월 서울시는 심야 택시 난 해소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개인택시 3부제를 45년 만에 전면 해제한 바 있다. 이 대책에는 심야할증 시간을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로 늘리고, 승객이 많은 밤 11시부터 새벽 2시에는 기본 할증률 20%의 두 배인 40% 할증을 적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표면적으로는 법인 택시 업계에 도움이 되는 듯한 이 대책이 막상 시행에 들어가자 역기능이 발생, 법인 택시 업계 생계를 위협하는 난제로 남았다는 것이 한 대표의 지적이다.

한 대표는 “개인택시 3부제 해제가 되자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개인택시 자영업자들이 본인들 편한 시간에 맞춰 일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 데다 기존에 묶여 있던 3분의 2이상의 택시가 현장에서 영업을 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반 이상 늘어난 상황은 고스란히 법인 택시의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또,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개인택시 자영업자들이 본인들 편한 시간에 맞춰 일을 하는 상황이 발생해 ‘심야시간 택시 대란을 막겠다’는 정부 정책과는 무관한 시장이 형성됐습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한 대표는 “정상적인 시장의 논리를 적용했을 때 개인택시 보다는 법인택시 수가 많아야하는데 현재 개인택시 대비 법인택시는 5분의 1밖에 안되는 것이 현실입니다”고 토로했다. 

한 대표는 현실을 직시한 예리한 지적에 이어 향후 해결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역설했다. 

그는 “앞서 언급한 문제에 대한 해결은 감차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감차를 시행할 수 있는 자금 조달이 시급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지자체마다 제 각각인 감차 지원금을 일정한 눈높이만큼 끌어올릴 수 있도록 관련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교섭, ▲ 법인택시 조합 자체내에서의 자원 조달 방안 마련에 나서 현 문제 해결에 사할을 걸 것입니다”고 힘주어 역설했다.

◆택시가스 사용 유가 보조금 감소로 인한 영업비용 증가 “반드시 해결해야”

한 대표는 택시가스 사용 유가 보조금으로 인한 영업비용 증가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토로했다. 정부의 유가 보조금 현황을 살펴보면, 

① 2021.  1월  857원/L 유가보조금 221원
② 2022.  7월  1,163원/L 유가보조금 144원
③ 2023.  1월  1,083원/L 유가보조금 155원으로 나타났다.

한 대표는 “수입이 급감한 상황에서 연료비는 상승하는데 유가보조금마저 줄어들어 영업비용이 턱없이 증가한 상태입니다. 이에 택시업계의 생존이 흔들리고 있다. 내놓은 정책마다 모순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언론을 통해 알리는 한편, 관련 부처와의 적극적인 교섭을 통해 반드시 해결하겠습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 “음식배달료 보다 싼 택시요금, 탄력요금제로 해결”

“정부의 일방적인 통제로 사람이 타는 택시요금이 음식배달료보다 싼게 현실입니다. 택시요금이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도 아닌데 정부가 억지로 고정시킨 덕분에 시장논리에 거꾸로 움직이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수익자 부담원칙에 입각한 합리적인 택시 요금체계 도입이 필요합니다.”

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서울 택시대란을 해결하려면 탄력요금제 등 택시 공급을 늘릴 추가 대책을 시행해 택시업계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형택시, 고급택시, 관광택시 등 택시운행 형태의 다양화와 전문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카카오와 한판 승부, 카카오 이용수수료 면제 끌어낼 것”

한 대표는 거대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와 합리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고 자생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시작할 때는 미끼처럼 무료나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다가 결국 시장 지배적 지위를 차지한 후에 이를 이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거대자본의 전형적인 온라인 플랫폼 전략으로 한 마디로 꼼수 ‘끝판왕’입니다. 문제는 온라인 플랫폼이 가격 인상 등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도 규제할 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 대표는 “법인의 비용 상승 원인이 되는 카카오 이용수수료의 면제를 카카오와의 협상 과정을 통해 얻어내겠다”라는 복안을 밝혔다. 

택시업계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간 택시업계가 일부분 안일한 경영을 한 점이 있다. 시시각각 바뀌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비한 생존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향후 택시사업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사업조합 택시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해 차별화된 서비스로 수익을 증대시켜 나갈 생각”이라고 포부도 밝혔다. 

◆ “전액관리제? 우린 실험실 쥐 아니야”

정부가 택시기사의 서비스질 향상과 수입안정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기존의 사납금 제도를 대신하여 도입한 전액관리제의 경우에도 한 대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저희는 실험실의 쥐가 아닙니다. 정부의 목적이 아무리 선하다고 하여 결과까지 선할 것이라는 생각은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일 뿐입니다. 노사가 모두 반대하고 있고, 서울시도 우리와 같은 의견이니만큼 국토부의 전향적인 정책변화가 필요합니다.”

한 대표는 또 “운송수익금 기준액 설정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조항과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직접 지급하라는 근로기준법의 조항은 불성실근로자의 문제를 일으킬 뿐”이라며 “이 조항들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기업의 경영을 위태롭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개정 또는 폐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기발한 포인트택시·외국인 근로자 유치”

“쇼핑몰과 제휴한 포인트택시를 운영해서 법인에게는 매월 최대 2천만 원 이상, 기사에겐 1인당 20만 원 이상 생활비 혜택이 돌아갈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법인의 경영자금이 확보되고 기사들의 소득은 증대되어 궁극적으로 기사수급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선거 이후에 발표하겠습니다”

한 대표가 택시업계의 첫 번째 현안으로 꼽은 만성적인 기사수급 문제의 해법은 기발하고 독특했다. 쇼핑몰과 업무제휴로 법인의 재정을 튼튼히 하고 기사의 수입을 늘려주겠다는 발상이다. 한마디로 추가 비용 투입 없이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아이디어였다.

기사수급의 구체적인 방법에서 한 대표는 “코로나 이후 심각해진 수급난으로 현재 법인택시의 70% 가량이 운휴상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최근 외국인 근로자의 유치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저는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현행법상 당장 고용 가능한 재외동포 외국인근로자는 조합 차원에서 리쿠르팅 팀을 신설해 현지 모집 등의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더 나아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순수한 외국인근로자의 유치도 병행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순수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업종에서 택시업이 제외되어 있다. 업종 지정은 외국인력정책위원회의 심의·의결 사항이므로 택시업계의 인력난을 더는 정부가 방치해서는 안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이 택시를 운전하는 것에 대해 일반 국민의 불안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재 우리나라의 ICT(정보통신기술) 기술력이라면 얼마든지 관리감독 가능하다. 막연한 불안감은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라며 최대한 정부의 협조를 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 “물에 빠진 택시리스제, 다시 살려 내겠다”

“지난해 10월 국토부가 택시리스제를 반대했습니다. 물속 깊이 가라앉아 잠긴 상황입니다. 장기운휴택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택시리스제인데, 이를 관철하기 위해 그간 업계에서 말로만 주장한 것이 아닌가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저는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용역을 통한 논리적인 근거로 국토부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 대표는 현재 국토부에서 반대하고 있는 택시리스제를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릴 방안도 제시했다. 택시리스제는 법인택시 회사가 운송사업 면허와 차량을 기사에게 임대하고, 일정 금액을 리스비로 받는 제도다.

안전을 이유로 택시리스제를 반대하는 것에 한 대표는 “과거엔 면허를 빌려준 택시가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통합관제센터. 정보통신기술의 결합 등으로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서울시도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5000~6000대의 추가 공급이 필요한데 멈춰 서 있는 법인 택시를 운행할 종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리스제가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 “일 잘하는 조합으로 만들어 조합원 이익으로 돌려줄 것”

한 대표는 현장 전문가답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능동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방편으로 카드수수료율 인하, 카드 사용 시 적립되는 카드 포인트 택시비 결제, 지역화폐 택시비 결제 등을 추진하여 수입을 늘려간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현재 사업조합에 대해 조합원의 불만이 높습니다. 한마디로 일 안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조합을 단순히 일하는 조직을 넘어서 일 잘하는 조직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그간 국토부나 서울시와 협상에서 규정에 따라 업계의 자율성을 충분히 발휘 할 수 있는데 너무 저자세였습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11조와 동법시행령 제9조에 명문화되어 있는 공동운수협정 조항의 취지대로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권리행사로 조합과 법인의 이익을 지키겠습니다. 저부터 총대를 메겠다는 각오로 조합과 법인의 이익을 지켜내겠습니다.” 

한 대표는 당선되면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예고했다. 

그는 “현재 조합의 조직은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체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조정을 통해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고, 대정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대외협력창구를 확실히 업그레이드 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 대표는 “시급한 주요 현안문제 해결과 택시사업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연구소와 태스크포스팀을 설치할 것이다. 아울러 이전까지 조합이 깜깜이 수준의 운영으로 조합원의 불만을 자초했다. 저는 조합원의 알 권리를 높이기 위해 주요 사업의 진행 상황은 분기별로 확실히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 “타고난 승부사, 정부 협상력 높여 수익 다각화”

한 대표는 정부 협상력에 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내며 새로운 수익창출방안도 제시하며 승부사 기질도 발휘했다. 

정부 협상력을 높여 ‘법인 수익 다각화’를 이뤄내겠다는 한 대표는 그 방법의 하나로 소규모 배달서비스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택시는 이동의 편리성과 소비자의 접근성을 감안한다면 명품 등 소형화물 배달서비스에 최적화된 운송수단입니다. 물품의 종류, 구간, 요금체계는 정부 기관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법인에 유리하게 만들겠습니다.” 

한 대표는 택시환승제 조기 도입 카드도 꺼내 들었다. 

그는 “현재 버스와 지하철에만 적용되는 환승제를 택시에 확대하는 택시환승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택시환승제가 경영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기에 도입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해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이동을 도와주는 바우처 사업을 추진하고 공공기관, 일반 회사 등에서 업무에 활용하는 업무택시 협약을 맺어 수입을 증대시키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 “조합원, 가족처럼 보살필 것”

“조합원에게 이익이 되는 가족 같은 조합을 만드는 것은 조합이사장의 책무입니다. 조합재산과 정부출연금을 모태로 경영이 어려운 조합원에게 긴급 경영자금 지원시스템을 도입하고, 경영현장에 필요한 행정·법률 지원시스템을 만들어 경영, 노무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조합에서 직접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한 대표는 이어 “연합회에 대해 서울택시조합이 절대적인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권리행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저는 먼저 기금운용과 연합회비 지출 내역 공개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연합회장 선거는 차량대수에 비례한 대의원들을 통한 간접선거로 개혁하겠다”라는 의지도 밝혔다.

이사장 출마에 대한 포부를 밝혀달라는 요청에 한 대표는 “택시업계가 폐업을 고려할 만큼 매우 어렵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제가 먼저 앞장서 우리 택시업계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위한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는 일념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제2의 ‘택시 번영기’를 여는 즐거운 변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 대표는 중앙대학교 경영학 석사, 중앙대 창업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중앙대 겸임교수를 지냈다. 20여 년 동안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했고, 현재 한국시정일보 논설위원과 행정사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