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공공요금 인상과 난방비 급등, 비상 걸린 서민경제
사설 / 공공요금 인상과 난방비 급등, 비상 걸린 서민경제
  • 시정일보
  • 승인 2023.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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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설 연휴 모처럼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밥상머리 최대 화두 중 하나가 난방비 폭탄이었다. 대부분 예년과 비슷한 실내 온도를 유지했는데도 불구하고 1월 가스비가 전년에 비해 2배가량 많이 나왔다고 한다. 관리비가 급등한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도시가스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2배 이상 치솟으면서 도시가스요금과 열요금이 40% 가까이 인상됐고 최근 기록적인 한파에 난방 수요가 증가하며 난방비 폭탄으로 이어진 것이다.

올겨울 난방비 폭탄은 이것이 끝이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고려해 올해 1분기 가스 요금을 동결했지만 이르면 오는 4월 중 가스 요금을 추가로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가스공사의 영업 손실이 9조원에 이를 정도로 누적 적자가 심각하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한 가스공사의 적자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지난해 연속적인 가스 요금 인상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 추가적으로 요금을 올리게 되면 코로나19와 고물가로 살림살이가 팍팍한 와중에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정부는 가스 요금 추가 인상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해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으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세심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요금 폭탄이 난방비에 그치지 않고 각종 공공요금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는 4월부터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당초 300원 인상안에 400원 인상안까지 추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하철 요금이 1250원에서 최대 1650원, 일반 버스는 1200원에서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지하철 요금을 400원 올린다면 증가율은 32%나 인상하는 것이 된다. 물론 8년간 요금 동결을 고려한다면 인상이 불가피하겠지만 지난해 고물가로 물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이 갑자기 대폭 오른 요금을 감당하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전기요금, 상하수도료, 택시요금도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서민들에게는 더욱 큰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

작금에 난방비 부담에 겨울나기가 힘들다는 아우성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현실을 감안, 이렇게 힘든 때일수록 정부는 고물가로 살림살이가 팍팍한 서민 가계와 사각지대에 놓인 경제 약자를 배려하는 세밀한 대책을 마련, 충격을 최소화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의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취약계층과 서민들의 시름을 덜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