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인문학산책/ 통일희망열차가 달린다
시정인문학산책/ 통일희망열차가 달린다
  • 임창진(통일희망열차국민운동 사무국장)
  • 승인 2023.02.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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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진(통일희망열차국민운동 사무국장)
임창진
임창진

[시정일보] 우리나라, 우리 민족,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등등의 이야기 속에서 항상 결론은 통일이 된다면 평화 통일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이면 한 번쯤 들어 본 이야기일 것이다.

나도 학창시절에 민주화운동, 반독재 투쟁 속에서 등장했던 것이 통일 운동의 시작이었다. 각계에서 통일을 이야기하고 남북 교류 활성화, 민간 차원의 교류 활성화 등 많은 이슈를 통일 이야기에 함께 했었다.

농민단체에서, 노동계에서, 체육계에서, 종교계에서, 정치권에서 수많은 논의나 활동이 있었다. 내가 학생운동에서 통일희망열차까지 이제까지 여기 왔는데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활성화되던 통일 운동 남북 교류 사업도 정권이 바뀌면 오던 길을 뒤돌아 가기도 하고 멈추어 서기도 하고 뛰어가기도 하고 걸어가기도 하고 제자라 걸음을 하기도 하면서 현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어떻든 현재는 통일 운동의 열기가 조금은 식은 듯하다. 그렇다고 해도 누군가는 통일을 이야기하고 관심을 가지고 통일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통일은 한 걸음 가까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잊고 있었던 통일을 우리 지역에서 전남중앙신문이라는 지역신문을 운영하고 있는 고향 선배의 통일희망열차국민운동에 대한 기획과 함께하자는 제안에 선배를 도와 열심히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통일희망열차국민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목포역에서 열차를 이용하여 서부전선 DMZ 지역을 돌아보는 안보관광에 함께한다는 정도로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던 것이 2018년도에 준비 단계를 거쳐 2019년도 5월 4일, 6월 29일, 8월 17일 3차례 운행한 후 4차, 5차를 계획하였으나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열차운행 및 단체행사가 제한되어 통일희망열차운행이 멈추어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 4차에 450여 명의 인원이 참여하여 4차례 누적 인원 1,700명이 통일희망열차국민운동에 함께하게 되었다. 사실 일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간주도의 통일 운동이 참가자가 실비를 부담하여 시민 실천 운동으로 실현되어 그 의미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통일희망열차가 목포역을 출발하여 임진각역까지 직통으로 운행한 후 3년 만에 2022년 8월 20일 4번째의 통일희망열차가 목포역을 출발하여 호남선 개통 이후 109년 만에 최초로 도라산역까지 운행하는 기록을 남기면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내가 통일희망열차국민운동의 사무국장 역할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면서 요즘처럼 남‧북 관계가 소통이 힘든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도가 덜 할 때 민간 차원의 통일 운동이 더욱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4번째 통일희망열차는 김대중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이하여 추모의 의미를 더하여 김대중 대통령과 우리 국민의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열차 여행이라고 생각되었다.

통일희망열차가 도착한 도라산역은 경의선 남북철도 연결의 시작점으로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통일을 꿈꾸는 공간으로 파주시 장단면 희망로 민통선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역에서 56㎞, 개성역에서 17㎞, 평양역에서 205㎞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도라산역의 지붕은 태극무늬를 이용하여 남북이 서로 손을 맞잡은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이는 도라산역이 남과 북의 연결고리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고 한다.

도라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한 서부전선 최북단에 위치한 도라 전망대는 송악산 OP 폐쇄에 따라 대체 신설되었다고 한다. 지난 3차와 달리 이번 4차 방문에는 어찌나 날씨가 맑고 좋은지 북쪽의 개성 시내 건물 개성공단도 훨씬 가깝고 선명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북한 땅이 이렇게 가깝고 엎어지면 코 닿을 듯한데, 우리나라의 분단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분단의 아픔을 딛고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 의지, 희망 등 생각이 많아졌다.

다음은 버스를 타고 제3땅굴로 이동하는 하였다. 이동하는 동안 DMZ 지역의 관광해설사의 설명으로 지역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제3땅굴은 1978년 10월에 발견되었으며, 서울에서 가깝고 DMZ에서 남쪽 400m까지 연장되어 있어서 주목된 땅굴이라 한다. 문산까지 12㎞ 서울까지의 거리는 52㎞ 지점에 있다.

폭 2m, 높이 2m 총길이 1,635m로 시간당 무장군인 3만 명의 병력이 이동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땅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당시의 북한 남침 야욕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땅굴 관람 후 DMZ 지역의 영상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DMZ 지역은 분단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그 속에서 복원된 자연의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영상을 보면서 수많은 동물이 즐겁게 뛰어놀고, 기이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천연의 원시림 같은 인상을 받았다. 다음은 통일촌 마을로 이동하였다.

통일촌으로 불리는 이 마을은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군사분계선 남방 4.5㎞ 지점에 이스라엘의 ‘키부츠’를 모델로 만들어진 정책입주 촌 정착 마을이라고 한다.

통일촌 마을에서는 이곳에서 재배한 장단콩 등 농산물을, 그리고 몇 가지의 가공 특산물을 구입하고 휴식하며 간단한 간식을 섭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함께한 동료들과 커피, 음료, 파전에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켰다. 여행 중 잠깐의 휴식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통일촌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도라산역으로 이동하여 기념촬영도 하고, 도라산역에서 출입 수속을 하고 열차에 탑승하여 다시 목포역을 향해서 6시간을 달려 밤 11시에 목포역에 도착하였다.

지루하고 긴 열차 여행이지만, 잊고 있었던 통일에 관한 생각을 해보고 열차 여행의 추억과 함께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참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