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36 왼쪽 고환이 아픈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건강칼럼/ 생생상식 #36 왼쪽 고환이 아픈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3.02.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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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시정일보] 주로 서서 일하는 31세 육체노동자입니다. 힘을 많이 쓰는 직업으로 무거운 짐을 들때면 고환이 잡아 당기는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심합니다. 누워서 쉬면 통증이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최근에 사우나를 갔다가 거을을 봤더니 음낭이 늘어져 있고 지렁이들이 뭉쳐 있는 모양으로 만져보니 덩어리가 느껴져서 놀란 마음에 내원하게 되었습니다.

‘음낭내 아픈 고환이 왼쪽이죠?’ 하고 말했더니 용한 점쟁이를 만난 것처럼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음낭내의 고환에서 빠져나오는 정맥혈관들이 부풀어오르면서 꼬불꼬불 엉키는 질환인 정계정맥류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첫째, 통증이 심해서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때

둘째, 고환의 위축이 심해서 불임이 진행되고 있을 때

셋째, 음낭의 혈관들이 너무 튀어나와서 미용상 보기 좋지 않을 때

모든 정계정맥류 환자가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정계정맥류는 불임의 원인이 되므로 남자로서 경계해야 할 질환이지만 치료는 잘 되는 편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전 연령층에서 관찰된다. 남성의 유병률은 13% 이며, 불임 남성의 30%에서 발견된다.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이 늘어나서 지렁이가 뭉쳐 있는 모양으로 음낭에서 덩어리처럼 만져지고 외관상 눈으로 직접 보이기도 한다.

필자가 정계정맥류 환자의 좌측 고환이 아플거라고 맞출수 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측 고환으로부터 나오는 정맥혈은 직경이 큰 대정맥으로 사선으로 비스듬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좌측 고환으로부터 나오는 정맥혈은 직경이 작은 신정맥으로 직각으로 연결되어 혈관내 중력의 반발력이 크게 된다.

둘째, 정맥의 길이가 우측보다 좌측이 길어서 정맥압이 좌측이 더 높다.

셋째, 좌측은 요골정맥, 부신정맥, 횡격막정맥 등 여러 정맥 혈관들이 있어서 역류가 더 자주 발생한다.

넷째, 정맥내에는 역류를 억제하는 판막이 있는데 상기 이유로 좌측의 판막손상이 우측보다 더 빠르게 온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고환통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흔하다. 음낭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보여서 내원하기도 하고 불임 때문에 원을 찾다가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이 병은 오래 서 있거나 힘을 많이 쓰거나 금욕을 오래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정계정맥류는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 Valsalva(아랫배에 힘을 주어 복압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방법)를 시행하여 음낭의 정맥류가 보이거나 만져질 때

2단계 : 아랫배에 힘을 주지 않아도 음낭의 정맥류가 만져질 때

3단계 ; 가만히 있어도 음낭의 정맥류가 눈에 보일 때

이 중에서 3단계는 수술의 적응증이다.

정계정맥류는 남성불임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고환의 변성을 일으켜서 고환위축이라는 합병증이 나타나므로 고환 크기를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정액검사를 통해 고환 기능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이다.

고환의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고환조직검사이지만 침습적이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시행하지 않는다.

 

정계정맥류의 치료는 3가지가 있다.

: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있고 실패율이 높은 편이다.

수술 :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지만 개복수술에 비해 성공률이 낮은 단점이 있다.

수술 : 동맥은 보존하고 고환정맥은 모두 차단하거나 절단하는 방법이다. 정교해야 하기 때문에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수술을 한다.

모든 정계정맥류가 불임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대부분 악화되는 질환이다. 특히 복압을 올릴 수 있는 자전거 타기, 무거운 물건 들기, 보디빌딩과 심한 운동은 정계정맥류를 악화시키므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