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위정자는 모든 것에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어야
시청앞 / 위정자는 모든 것에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어야
  • 정칠석
  • 승인 2023.02.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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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君子之中庸也(군자지중용야)는 君子而時中(군자이시중)이요 小人之反中庸也(소인지반중용야)는 小人而無忌憚也(소인이무기탄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군자가 몸소 중용을 실행한다는 것은 군자로서 늘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는 것이며 소인이 중용을 어긴다는 것은 소인으로서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중용은 의미보다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군자가 몸소 실행하는 중용은 時中(시중)이라고 했다. 주희는 시중을 隋時處中(수시처중) 즉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로 풀이했다. 여기서 중은 지당한 것 즉 지극히 타당한 것 또는 至善(지선)의 것 즉 지극히 최선의 것을 말한다. 이는 또한 대학의 止於至善(지어지선)에서의 지선과 연관돼 있다.

양자는 모두 만사만물의 이치에서 타당함의 극치를 일컫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최선의 가장 타당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중용은 權(권)과 變(변)을 중시한다. 權(권)은 常(상)의 상대요 變(변)은 通(통)의 상대로 매사를 처리함에 있어 가장 당면하고 정당하고 합당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군자는 바로 중이 근본임을 알고 권과 변을 알아 시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소인은 변화와 융통이 자신의 이익에 치우친 것이며 욕망이 지나친 것이다. 그래서 얼핏보면 시중인 것 같지만 사실을 중용에 역행하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김진표 국회의장이 현행 선거제 개편의 대안으로 국회의원 숫자를 현행 300명에서 30∼50명 늘리되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예산을 5년 동안 동결하자는 내용의 ‘국회의원 증원·인건비 동결’ 카드를 제시한데 대해 우리는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장의 의원 정수 확대 주장은 국민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발상이 아닌가 싶다. 국회의원 숫자가 적어서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책무는 접고 정쟁으로만 일관하는 건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항간에 우리나라는 정치와 노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국가가 망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심각한 말들을 돌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은 현재 국회의원 숫자를 반으로 줄였으면 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는 하라는 일은 하지않고 정쟁만 일삼는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가 된 지 이미 오래이다. 국회의원들은 불체포특권을 비롯 면책 특권 등 헌법상 보장된 특권뿐만 아니라 10명 가까운 보좌진과 대형 차량, 억대 연봉, 각종 지원과 혜택 등 200개가 넘는 특혜를 누리며 4년 임기동안 1인당 약 34억여 원의 예산이 지원받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국회 생산성 제고 등 자기혁신은 외면한 채 의원 숫자부터 늘리자는 발상은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정치 퇴행일 뿐이란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