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욕심 때문에 사람의 본성을 잃어선 결코 안돼
시청앞 / 욕심 때문에 사람의 본성을 잃어선 결코 안돼
  • 정칠석
  • 승인 2023.02.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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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處處(처처)에 有種眞趣味(유종진취미)이니 (금옥모첨)이 非兩地也(비양지야)라 只是欲蔽情封(지시욕폐정봉)하여 當面錯過(당면착과)하면 使咫尺千里矣(사지척천리의)니라. 이 말은 菜根譚(채근담)에 나오는 말로 ‘어디서나 참 즐거움이 있어 대저택과 초가집이 다를 바 없다. 다만 욕심과 정 때문에 본성을 잃어 한번 어긋나면 가늠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큰 저택에 살거나 초가집에 살거나 삶의 참뜻을 알고 즐겁게 살아가는 데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욕심과 정 때문에 사람의 본성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익불사숙( 不射宿)이란 말이 있다. 주살로 자는 새를 잡지 않는다는 뜻으로 인자의 자비심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애급옥오(愛及屋烏)란 말이 있다. 남을 사랑하면 그 집의 지붕에 있는 까마귀까지도 사랑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사람의 본성이 살아있는 한 모든 사물은 사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생물이 이 땅위에서 완전히 존재하지 않게 됐다 하더라도 자비심은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존속해 있기 때문이다. 석가모니가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건강을 잃고 친구를 잃고 명예를 잃는다는 것은 그 어느 것이나 다 커다란 손실이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자비심을 잃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가장 큰 손실’이라고 했다.

작금에 들어 시민사회단체를 표방하는 촛불행동이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의 세종대로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얼굴 사진을 붙인 인형을 세워 놓고 이를 향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활을 쏘게 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행사 주최 측은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이 퍼포먼스에 참가해 활짝 웃는 모습을 여러 컷 사진에 담아 SNS 등으로 퍼뜨렸다.

명색이 시민단체라면서 아무리 현 정부가 못마땅하다손 치더라도 백주대낮에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 도심의 한복판인 세종대로에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정말 기가 막히고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등의 정치적 의사 표현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일 수 있지만 집회와 표현의 자유에도 금도가 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를 부추기는 퍼포먼스에 아직 가치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어린아이까지 동원하고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 법무부장관 얼굴에 활을 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 행위라고 부르기에는 한참 도를 넘어선 행위가 아닌가 싶다. 어떠한 경우라도 욕심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본성을 잃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