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중용은 치우치거나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
시청앞 / 중용은 치우치거나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
  • 정칠석
  • 승인 2023.02.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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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仲尼曰(중니왈) 君子中庸(군자중용)이요 小人反中庸(소인반중용)이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천하며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라는 의미이다.

朱熹(주희)는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라고 정의했다. 예로부터 중용의 의미에 대한 논의는 무수히 있어 왔고 그 말들이 또한 실로 복잡다단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중용의 의미는 사실상 간단하다. 단지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의 시각과 실천방법에 대한 견해의 차로 인해 무수하고 복잡다단한 논의를 낳았던 것이다. 혹자는 庸(용)을 바뀌지 않는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뀌지 않는 이치이다. 사실 중용의 핵심은 中(중)에 있으며 庸(용)은 중의 평상성 또는 항상성을 말한 것이다. 즉 중이 갖는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윤리적 사상적으로 체계화한 것이 중용의 사상이다. 중국에서 중용사상이 성립된 것은 아주 오래전이며 사실 시대와 학파를 막론하고 그 근저를 흐르는 사상이 중용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용의 실천이다. 어떻게 해 덕을 올바르게 실현하는가가 문제이다. 그 첫 마디가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행하고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고 말했다.

작금에 들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법무부는 대통령 재가를 받아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법상 현역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작금의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 영장청구를 야당탄압으로 몰고 가는 제1야당의 대처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문제는 야당 당무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과거 시장시절 업무 과정에서 일어난 개인 차원의 일들로 전 정부시절 자당의 대통령후보 선출과정에서 폭로된 것들이다. 자당 후보 선출과정에서 폭로돼 고소 고발된 사건을 그 후 정권이 바뀌고 본격적인 수사로 마무리하려는 사안에 대해 야당탄압이란 프레임으로 나라 전체를 시끄럽게 몰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 토론회 등에서 발언한 내용 등을 토대로 국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따라서 국회와 검찰, 법원 모두가 각자에게 부여된 위치에서 철저하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직업적 윤리와 맡은바 책무를 충실히 수행해 한 치의 사심도 개입되지 않은 중용을 실천하며 철저하게 합리적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은 주자학을 집대성한 주희의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라는 정의를 다시 한 번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