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민심은 리더의 어떤 실수도 반복을 용납하지 않는다
시정칼럼 / 민심은 리더의 어떤 실수도 반복을 용납하지 않는다
  • 권혁중 논설위원
  • 승인 2023.03.02 10:10
  • 댓글 0

권혁중 논설위원
권혁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종류의 실수(失手)를 범하게 된다.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실수의 사전적 의미는 ‘조심하지 아니하여 잘못함. 또는 그런 행위’이다. 사람들은 본인이 만든 작은 실수에 대해서는 그리 대단하지 않게 여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이 행한 작은 실수에 대해서는 온갖 비판을 가하는 것을 서슴치 않는다.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 너그럽지 못할까? 가족주의 중심의 전통적 가치관은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에 서구적 산업사회의 새로운 가치관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일까?

실수와 연관해 생각해보는 어느 성직자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성직자가 사는 집은 앞에 도랑이 있는 높은 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밤 비가 많이 내렸는데 지금까지 전혀 일어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빗물이 온 방안을 가득 채운 것이다. 성직자가 밖에 나가 살펴보니 도랑에 삽자루가 걸처져 있고 걸쳐진 삽자루에 나뭇잎이 쌓여서 빗물이 도랑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집안으로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다. 나뭇잎 하나로는 물은 막을 수 없는 데 그것들이 삽자루를 토대로 쌓여서 물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 하지 않던가! 이는 당나라의 황제가 휘하의 장수에게 위로했다는 기록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한번 실수는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만큼 흔한 일이므로 낙심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또한, ‘한번 실수는 용납할 수 있지만 같은 일로 두 번의 실수를 하면 끝장이니 하지 말라’는 단호한 뜻도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용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은 실수를 하지만, 국가나 지역을 이끌고 있는 리더는 국민(지역주민)이 책임을 지는 실수를 범해서는 절대 안 된다. 작은 실수일지라도 그것이 국가나 지역에 손해를 끼치는 실수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실수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실수를 범해 놓고도 그냥 지나가 버리는 습관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어서는 발전과 변화라는 미래가치는 있을 수 없다. 그만큼 리더의 생각과 언행(言行)으로 초래되는 실수는 빠른 시간에 민심으로부터 용서받아야 한다. 그것이 용기있고 신뢰받는 리더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상대방의 실수에 대해 관대함이 없다. 리더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실수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의미하는 ‘내로남불’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풀이하면 똑같은 과오라 하더라도 자신의 과오는 마땅히 그럴 수밖에 없는 원인이 있어서이고, 다른 사람이 한 잘못은 그 사람의 잘못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이상한 논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유사한 표현으로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채택된 아시다티(我是他非)가 있다. 뜻은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틀렸다’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정치적, 이념적 갈등이 극심해 자기편이면 무조건 옹호하고 상대편은 따져 보지도 않고 공격하고 폄훼하는 잘못된 세태가 만들어낸 이유이며 유래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 의식 수준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더그룹 구성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중에 국민에 대한 그리고 국가에 대한 진정한 봉사 정신을 듬뿍하게 품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민심보다는 자신이 속한 정치집단이나 조직이익을 위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민심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리더는 용서하지 않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