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임시국회 열어놓고 외유 떠난 국회의원 민생 말할 자격 있나
사설 / 임시국회 열어놓고 외유 떠난 국회의원 민생 말할 자격 있나
  • 시정일보
  • 승인 2023.03.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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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헌정사상 처음으로 공휴일인 3·1절 국경일에 임시국회를 열어놓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마자 대거 외유를 떠났다.

민주당 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20여명은 2박 3일 일정으로 ‘당의 진로와 총선, 진보의 재구성 방안을 준비하기 위한’ 워크숍을 가진다며 베트남으로 떠났는가 하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청래 위원장과 고민정·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같은 상임위의 여당 의원들은 동행하지 않은 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한다며 출장을 떠났다. 또한 민주당 안민석·임종성·강선우 의원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양정숙 의원 등은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일본의 강제징용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철회 운동을 한다며 일본 도쿄로 출장을 갔다.

논란이 된 이번 임시회를 공휴일인 1일에 여는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이 “민생을 구실로 이재명 방탄을 위해 임시국회도 물샐틈없이 열려는 심산”이라며 비판하자, 민주당은 “산적한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필요하다”며 소집을 강행했다.

국회를 닫으면 민생이 파탄 날 것처럼 민생을 이유로 2월28일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그 다음날 공휴일이며 3·1절인 1일 억지로 임시국회를 열어놓고 정작 이날 국회에선 본회의는커녕 17개 상임위 중 어느 한 곳도 열리지 않았으며 3일까지 의사일정은 전무한 상태였다. 이는 결국 이번 임시국회를 이 대표의 방탄에 단 하루의 빈틈도 주지 않기 위해서 연 것을 민주당 스스로 인정한 것이 아닌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회에는 반도체 관련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비롯 공급망기본법, 국가재정법, 취득세완화법 등 처리가 시급한 민생경제를 위한 법안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야당의 대표는 온갖 비리 의혹 수사와 재판을 받느라 정신이 없고 소속 의원들은 외유를 즐기며 법안 처리에 딴전을 피우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국회 제1야당이 지금 신경 써야 할 것은 방탄꼼수가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민생과 경제를 위한 각종 입법이다. 민주당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과 책무를 내 팽개친 채 계속해서 대표의 방탄에 매달린다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혹독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은 경제 위기 극복 등 민생을 위한 초당적 협력체제 구축, 정쟁이 아닌 진정 국민을 위한 내실 있는 의정활동으로 국회를 정상화해 국민들로부터 잃어버린 신뢰와 민심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