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위정자는 혈구지도를 지표로 정치를 펼쳐야
시청앞 / 위정자는 혈구지도를 지표로 정치를 펼쳐야
  • 정칠석
  • 승인 2023.03.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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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詩云(시운), 節彼南山(절피남산)이여 維石巖巖(유석암암)이라, 赫赫師尹(혁혁사윤)이여 民具爾瞻(민구이첨)이라 하니 有國者(유국자)는 不可以不愼(불가이불신)이니 (벽즉위천하륙의)니라.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詩經(시경)의 시에서 읊기를 깍아 지른 듯 우뚝 솟은 저 남산이여 바위가 울퉁불퉁하네. 찬란히 빛나는 자리를 차지한 태사 윤씨여 백성은 모두 그대를 쳐다 보네라고 하였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신중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 한 곳으로 치우치면 온천하 사람들로부터 벌을 받게 된다’는 의미이다.

詩經(시경) 小雅(소아) 節南山(절남산) 편의 시다. 주나라 유왕 때 정권을 장악해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 태사 윤씨를 질책한 시로 태사는 당시 가장 높은 관직이었다. 깎아지른 듯 우뚝 솟은 남산은 태사의 직위가 그만큼 높음을 형용한 것이요, 바위가 울퉁불퉁하다는 것은 남산의 험함을 형용한 것으로 바로 태사의 정치가 순탄하지 못함을 형용한 것이다.

작금에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에 대한 대장동 개발,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수사가 시작된 뒤 다섯 번째 비극이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 이 대표 주변 인물의 극단적 선택이 꼬리를 물고 있어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전 모씨의 숨진 것과 관련, “검찰의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주변을 먼지 털듯이 털고 주변의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내는가”, “그야말로 광기”라고 주장하며 검찰 수사를 맹비난했다.

또한 이 대표는 “이게 검찰의 과도한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며 전 씨의 사망 책임까지 검찰에 돌렸다. 이 대표는 지금부터라도 검찰을 탓하거나 주변 인물에 책임을 미루는 행태를 접고 모든 책임은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내게 있다’는 자세를 보임이 옳다고 생각된다. 지금은 장외 투쟁 등 더 이상의 방탄 행보를 그만하고 책임을 통감하면서 자숙해야 할 때다.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약속대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수사에 성실히 임해 모든 진실로 정면 돌파할 때 더 이상의 불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